[인문사회]'잃어버린 시대를 찾아서'

  • 입력 2002년 8월 16일 18시 15분


‘당대비평’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문부식은 자신의 저서에서 국가주의를 넘어서는 자유롭고 책임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진제공 삼인

‘당대비평’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문부식은 자신의 저서에서 국가주의를 넘어서는 자유롭고 책임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진제공 삼인

□잃어버린 시대를 찾아서-광기의 시대를 생각함 / 문부식 지음 / 318쪽 1만4000원 삼인

이 책의 내용 중, 부산 동의대 사건 관련자들이 민주화운동 보상을 신청한 사실을 비판한 대목이 미리 공개되면서 저자는 여러 비판에 직면했다.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의 주역인 그는 ‘책이 나온 뒤 책의 전체 맥락을 놓고 논쟁하자’고 말했다.

그 말은 자신의 원래 논지가 명확히 전달된 뒤에야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제기된 질문에 대한 응답 중 많은 부분이 책에 들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저자가 ‘우리 안의 폭력’이라는 개념 속에 담고자 한 바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텍스트 오독(誤讀)’ 논쟁은 19일경 책의 출간과 함께 해결점이 찾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의대 사건과 관련한 부분은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한 장을 차지할 뿐이다. 문제는 역시 ‘광주’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왜 광주의 비극이 지나간 뒤 군부의 정권 수립 절차에 국민이 침묵으로 동조했는지를 문제삼는다. “광주의 학살은 미국과 군부만의 범죄적 죄악이며 우리는 단지 공포에 굴복했을 뿐인가. 우리는 폭력의 방관자인가 , 공모자인가?”

그는 ‘광기’에 맞설 수 있는 해답으로 ‘일체의 국가 행위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율적 개인 및 시민의 확산’을 주문한다. 여기서 ‘자율적 개인 및 시민’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은 ‘일체의 국가’ 라기 보다는 분명 ‘국가의 과잉’또는 ‘(절대)국가주의’로 읽힌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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