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강우석 감독 “극장업 진출은 내 꿈의 완결판”

  • 입력 2002년 8월 15일 17시 35분


극장업 진출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진정한 ‘메이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강우석 감독. 동아일보 자료사진
극장업 진출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진정한 ‘메이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강우석 감독. 동아일보 자료사진
“극장 사업 진출로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규모는 아니지만 제작에서 극장에 이르는, 영화의 A부터 Z까지 완결된 시스템을 갖추게 됐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부동의 ‘충무로 파워 1인자’로 꼽혀온 강우석 감독.

그는 13일 오전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박병무)가 극장 사업 진출을 발표하는 간담회 자리에 모습을 나타냈다. 플레너스는 ‘MVP 창업투자’와 함께 230억원 규모의 멀티플렉스 사업체 ㈜프리머스 시네마를 설립했다. 프리머스는 2004년까지 전국에 100개 스크린, 2만4000여석을 확보할 계획이다.

플레너스의 3대주주(11.4%)인 강 감독은 이날 간담회의 ‘손님’ 자격으로 잠깐 모습을 드러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에게 집중됐다. 회사 내에서 공식 직함은 없지만 영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고난 흥행사’로 불리는 강 감독의 최근 행보는 돈 버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강 감독은 지금 영화교육기관인 ‘강우석 영화아카데미’, 영화 촬영장인 ‘아트 서비스’(내년 상반기 완공)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극장업 진출까지 합치면 영화 제작·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를 둥지로 삼아 시작된 강 감독의 꿈은 거의 다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9월1일 문을 여는 ‘강우석…’는 2년간 전액 무료 교육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내가 영화 학원을 한다고 돈을 얼마나 벌겠나. 영화 아카데미는 돈 버는 일이 아니라 돈을 제대로 쓰는 일이다. 예산은 5억원 안팎으로, 회사가 한해동안 영화에 투자하는 수백억원에 비하면 작은 액수다. 그래도 여기서 배출된 꿈나무들이 앞으로 큰 일을 할 것이다.”

그는 “한해 몇 편의 ‘대박’영화가 나오는 것만으로는 한국 영화의 안정된 성장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구조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인재 양성과 촬영장 확보, 멀티 플렉스의 확대 등 장래를 내다본 투자가 한국 영화계에 ‘보약’이 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영원히 ‘강 감독’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는 10월말이나 11월초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소니 픽처스가 전액 투자하는 영화 ‘실미도’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화 ‘공공의 적’에 순수제작비 21억원을 들였다고 하니 주변에서 ‘짠돌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액션도 아닌 멜로 영화의 제작비가 30억원대에 이르는 것은 큰 문제다. 한국 영화계가 살려면 제작자나 배우 모두 제작비에서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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