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천 아파트시장 '된서리'…전세수요도 크게 줄어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재건축에 이어 전세까지….’

지구단위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재건축이 잠정 중단됐던 경기 과천시 아파트 시장이 전세수요마저 줄어 된서리를 맞고 있다.

1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천지역 전세 매물이 소진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2개월. 작년 이맘때만 해도 1주일이면 세입자를 찾을 수 있었다.

그나마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쌓여 있어 집 주인이 맘놓고 전세금을 올리지도 못한다. 원문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찾는 이가 워낙 없어 시세보다 500만원가량 낮춰 내놓지 않으면 전세가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빈집까지 생길 정도. 부림동 건우공인 관계자는 “8단지만 해도 2, 3가구가 비어 있다”며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해 집 주인과 마찰을 빚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최고의 전원형 도시로 각광받던 과천이 전세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이유는 관리 부실 때문.

집 주인들이 시(市)로부터 재건축 승인을 따내기 위해 개·보수를 거의 하지 않은 탓에 아파트가 엉망인 곳이 많다. 특히 저층 아파트는 보일러만 연탄에서 도시가스용으로 바꿨을 뿐 내부 시설이 80년대 초 입주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세입자들이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근 의왕시 내손지구에 새 아파트 3300여 가구가 새로 완공된 것도 과천 전세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값이면 새 아파트에 살겠다며 전세 수요자들이 의왕으로 빠져나간 것.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천 아파트는 재건축을 의식해 최소한의 관리조차 하지 않은 곳이 많아 당분간 전세 수요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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