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영수 11패뒤 첫승 ‘감격’

  • 입력 2002년 8월 1일 00시 41분


‘가뭄 끝에 단비’였다.

롯데 왼손투수 김영수(27·사진). 다른 투수들은 ‘밥먹듯’하는 1승이지만 김영수에겐 그동안 1승을 따내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 뚫고 들어가기’만큼 어려웠다.

31일 경기 전까지 26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11연패. 그가 끝도 없이 추락하자 주위에선 장명부가 86년 빙그레(현 한화) 시절 기록한 시즌 최다연패 기록을 떠올렸다. 더구나 팀도 꼴찌로 살아날 기미가 전혀 없던 터.

하지만 그는 1승이라는 희망을 위해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첫 승리를 따냈다. 31일 광주에서 열린 2002삼성증권배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 선발로 나선 김영수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기아 타선을 봉쇄, 드디어 시즌 27경기 만에 1승을 손에 거머쥐었다.

“(김)영수를 위해 오늘은 잘 해보자”며 의지를 다진 동료들도 일찌감치 방망이를 폭발시켜 김영수를 도왔다. 1회 무사 1, 3루에서 3번 박종윤이 1타점짜리 희생플라이를 날린 뒤 1사 1, 2루에서 OB(현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최기문이 3점포를 터뜨리며 지원사격을 해줬다. 초반 일찌감치 승세를 굳힌 롯데의 7-1 승리.

지난해 8월12일 수원 현대전 이후 11개월여 만에 승리를 맛본 김영수는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렸다.

이 경기에서 이종범이 부상으로 빠진 기아는 1번타자에 김종국, 좌익수에 이대진을 넣는 ‘고육책’을 썼지만 타선의 구심점을 잃어버린 채 6안타의 빈공으로 맥없이 패했다.

두산은 잠실 LG전에서 또 졌다. 두산은 선발 박명환이 무너진 데다 타선마저 침묵을 지켜 0-7로 완패, 충격적인 9연패의 늪에 빠졌다. 부산아시아경기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팀이 연패에 빠진 두산 김인식 감독으로선 ‘호사다마’인 셈.

삼성과 SK는 한화와 현대를 각각 4-0, 6-0으로 완파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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