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새내기 용병 3인방 잘 넣고…잘 웃기고…

  • 입력 2002년 7월 24일 17시 25분


껏 달아오른 2002 삼성 파브 K리그. 월드컵 4강의 주역인 ‘태극 전사’의 활약과 마니치(부산아이콘스) 샤샤(성남 일화) 등 외국인 스타들의 선전이 어우러지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각 구단이 올 시즌 처음으로 가동하는 ‘새내기 용병’의 거센 바람은 관중 몰이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부천 SK의 다보는 올시즌 초반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외국인 선수다. 첫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친 이후 다음 2경기에서는 침묵을 지켰지만, 여전히 부천 팬들의 관심은 다보에게 몰려 있다. 아프리카 말리의 국가대표 출신답게 다보가 보여주는 ‘말리 댄스’ 골 세리머니는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1m83, 75㎏으로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여야하는 스트라이커로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호리호리한 체구다. 하지만 집요하게 찬스를 쫓는 집중력은 최고. 비탈리, 곽경근이 부상 등으로 제몫을 못하는 틈을 타 주전으로 도약했다. 성격이 좋아 팀 동료들과의 화합에도 문제가 없다는 평.

크로아티아에서 건너온 포항스틸러스의 메도는 ‘공포의 왼발’을 자랑하고 있다. 정규리그 개막 이후 4경기에서 1골 4도움. 포항의 왼쪽 미드필더로 출장해 정확한 왼발 센터링으로 일약 K리그 최고 도우미로 자리했다.

크로아티아 1부 리그 슬라벤 벨루포에서 뛰다 포항의 전지 훈련 도중 최순호 감독의 눈에 띄었다. 포항 구단은 당초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계약하겠다”며 임대로 메도를 데려왔지만, 이제 적극적으로 정식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운영에서 정교한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유도탄처럼 공격수 앞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센터링만큼은 일품.

부산 아이콘스가 이달 3일 6개월 임대 조건으로 브라질에서 데려온 디디도 삼바 축구 특유의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23일까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두꺼운 부산 포워드진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디디의 활약으로 우르모브는 일찌감치 벤치로 밀렸고, 23일 김호곤 감독이 제출한 엔트리에는 마니치 대신 디디를 스타팅 멤버로 올렸다.

‘세바스티앙 페레이라 두 나시멘투’라는 긴 본명을 가진 디디는 2000년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했던 선수. ‘빅 리그’ 출신답게 쇼맨십도 대단하다. 21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후 2겹으로 받쳐 입었던 셔츠를 벗어던지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데뷔 골을 넣는 순간을 위해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내내 2겹 셔츠를 입고 뛰었던 것.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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