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日 자원선수에 승부차기 맡겨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22분


○…일본대표팀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면 공을 차는 순서를 감독이 대개 정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자원하는 순서로 맡기겠다고 밝혀 눈길. 이는 자신감과 의욕에 넘치는 선수에게 공을 차도록 하는 것이 순서를 정해 명령했을 때보다 훨씬 실축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 때문이라고. 한편 일본의 한 스포츠 신문은 승부차기 등장순서는 두 골을 기록중인 이나모토 준이치, 기교파인 오노 신지, 냉정한 주장인 미야모토 쓰네야스, 겁 없는 도다 가즈유키, 정신적인 지주 나카타 히데토시 순서가 좋을 것이라고 진단.

▼“조1위 한국 8강간다”

○…16일까지 진행된 월드컵 본선 4경기 결과 일본에서는 각조 2위팀이, 한국에서는 각조 1위팀이 8강진출에 성공. 한국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E조 1위 독일과 B조 1위 스페인이 각각 승리를 거두었으며 일본 경기에서는 F조 2위 잉글랜드와 A조 2위 세네갈이 각기 8강행에 성공한 것. 일부 축구 팬은 이같은 경향으로 보아 18일 벌어질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는 D조 1위 한국이 G조 2위 이탈리아를 꺾고 승리할 것이며 일본과 터키전은 C조 2위 터키가 H조 1위 일본을 꺾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기도.

▼日승리 비는 부적 유행

○…일본 전국의 주요 신사(神社)에는 토, 일요일인 15일과 16일 일본 국가대표축구팀의 8강, 4강진출을 염원하는 참배객으로 크게 붐볐다고.

일부 신사에서는 이같은 축구 붐에 편승해 재빨리 ‘축구 귀신’에게 일본팀의 승리를 비는 부적도 만들어 한 개에 600엔(약 6000원)에 판매. 특히 축구를 즐기는 중고교생 사이에서는 ‘멋진 플레이를 하고 싶다’며 이 부적을 사는 것이 유행.

▼이나모토 영어실력 논쟁

○…2골을 기록하며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드필더 이나모토 준이치의 ‘영어 실력’을 둘러싼 논쟁이 일본도 아닌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어 화제다.

발단은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가 9일자에서 이나모토가 소속팀인 아스날에서 지금까지 가졌던 기자회견,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외국인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근거로 그의 영어실력이 형편없다고 쓴 것.

이 신문은 “이나모토는 통역이 없이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이나모토의 영어 실력은 데비이드 베컴의 프랑스어 실력 보다 형편없다”고 비꼬았다.

논쟁은 이 기사를 보고 발끈한 독자가 같은 신문 16일자에 투고를 하면서 이어졌다. 영국의 북 요크셔에 산다는 이 사람은 자신의 딸이 현재 이나모토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며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고 일본의 니칸스포츠지는 전했다.

“딸한데 들은 이야기인데 이나모토는 대단히 영어를 잘한다. 영어 회화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식회견장에서는 완벽한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통역을 붙이고 있을 따름이다.”

한편 이번 월드컵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에 머물고 있는 영어권 기자들은 일본인들이 중고교에서만 6년간 영어를 배운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그렇게 오랜시간 영어를 배우고도 한마디도 안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냐”고 반문하고 있다.

고베〓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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