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지나친 여유가 16강 탈락을 불렀다

  • 입력 2002년 6월 12일 21시 50분


프랑스와 같은 전 대회 우승팀도 자칫하면 예선전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축구다.

지단은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었다. 옆에 있던 카메라맨의 만원경을 빌려 봤는데 지단은 아픈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래도 프랑스는 지단을 믿고 의지했다. '그라면 무언가 보여줄 것이다'는 강한 바램 때문이었을까.

지나친 여유가 16강 탈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공격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모두들 볼을 정지한 상태에서 받았고, 앞으로 움직이는 선수들이 적었다. 공격하는데 뜸을 들이면 그만큼 상대수비를 무너뜨리기 힘들다.

프랑스는 지단없이도 충분히 강한 팀이다. 그가 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 패배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프랑스 선수들에겐 패기가 보이지 않았고, 몸도 무거워 보였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16강에 들어야 한다는 상식을 잊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강호 프랑스가 이만큼 힘들어했던 경기는 과거 어느때도 없었다. 그만큼 출전국가들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된 것이다. 프랑스라도 80%이상 실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쉽게 이길수 없다.

유럽팀에겐 더위와 습기도 적이다. 유럽인 친구가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유럽인은 우리들(동양인)과 느끼는 체감온도가 5도정도 다르다고 한다. 거기에 스타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등 힘든 경기를 치러왔다. 부상이 많고 몸 상태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월드컵 이후로 리그일정을 미루자는 의견이 있다.

프랑스는 결정적인 슛이 골포스트에 맞는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는 운과 우연의 연속이다. 이에 대해 논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이다.

오카다 타케시(전 일본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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