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5승이냐… 3할타냐 신인왕 ‘안개 레이스’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40분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걷고 있다.

시즌초 신인왕 후보 삼두마차로 불렸던 기아 김진우, 현대 조용준, 롯데 이대호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주춤하고 있기 때문. 이러는 사이 그동안 별 관심을 끌지 못했던 두산 이재영, LG 박용택, 기아 강철민이 치고 올라와 사상 최고의 신인왕 경쟁률을 예고하고 있다.

‘7억 신인’ 김진우는 150㎞를 쉽게 넘기는 구위는 여전하지만 5승4패 평균자책 3.42가 말해주듯 초특급 신인의 성적치곤 미흡하다는 평가. 71이닝을 던져 74개의 삼진을 잡은 반면 82개의 안타를 맞아 이닝당 탈삼진과 피안타가 모두 1개를 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용준은 신인왕의 보증수표인 0점대 평균자책이 야금야금 1.46까지 올라갔다. 불펜투수로서 규정이닝을 채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그는 최근 잦은 등판에 3승3패 4세이브로 승수와 패수가 같아지는 등 시즌초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2년차 중고신인 이대호도 약발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시즌초 타율 2위까지 치솟았던 그는 2할대로 타율(0.282)이 떨어졌고 4번타자로선 약한 7홈런 28타점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후발 삼총사의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다.

계약금이 1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이재영은 시즌초 원포인트 릴리프였지만 5월들어선 전천후 불펜투수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9일 한화전에선 땜질 선발로 등판,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던 그의 성적은 1승 2세이브 2홀드에 평균자책 1.59.

외야수 박용택은 규정타석에는 약간 모자라지만 올 신인중 유일하게 3할타율(0.311)을 기록중이고 4홈런 20타점 4도루로 공수주에 걸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진우의 그늘에 가렸던 강철민은 3승3패에 평균자책 5.67이지만 날이 갈수록 프로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어찌됐든 올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는 그 어느때보다 경쟁률이 높은 만큼 투수는 15승이나 최소한 2점대 평균자책, 타자는 3할타율이나 20홈런 이상은 기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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