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 저편 45…42.195킬로미터 4시간54분22초(17)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22분


사토 코치에게서 종이컵을 받아들고 마신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 20킬로미터 지점 급수소에서는 파파파파 금방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는데 숨이 파파 가쁘다 파파파파파 안 마시는 건데 그랬다 파파파파파 토할지도 파파파파 토하느라 멈춰서면 파파 더 이상 달릴 수 없다 파파파파파

“더 마시는 게 좋을 텐데.”

“마시면 호흡의 리듬이 흐트러져서, 토할 것….”

“하지만 물을 안 마시면 골인 지점까지 못 버텨요. 좀 서서 천천히 마셔요.”

“한 번이라도 서면, 거기서 끝장이에요.”

나는 달리면서 물을 마시고 파파파파파파파파파 종이컵을 내던졌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 주유소 앞에 회수 차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다 파파파 스무 명? 파파 서른 명이나 된다 파파파파 달리기를 그만두려는 자신과 계속 달리려는 자신이 충돌하여 큐큐 파파 눈 속에서 불꽃이 호르륵 호르륵 뒤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다가온다 뭐지? 호르륵 호르륵 오렌지 색 러닝 웨어에 파란 풍선을 단 남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무리를 따르고 있다 호르륵 호르륵 호르륵 호르륵

“뭐죠, 저 사람은?”

“다섯 시간 페이스 메이커예요. 저 사람들을 쫓아가지 못하면 다섯 시간 안 에 골 인 할 수 없어요.”

“그럼, 저 사람들하고 같이 달리면 다섯 시간만에 골인 할 수 있겠네요.”

호르륵 호르륵 페이스 메이커의 뒤를 따라 호르륵 호르륵 호흡을 호루라기의 리듬에 맞추어 큐파 큐파 저 남자는 출발 지점에서부터 호루라기를 불면서 달리고 있는 것일까 호르륵 호르륵 큐 파 설마 몇 사람이 서로 교대하면서 같은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거겠지 27킬로미터 거리 간판이 보이는 순간 환성 소리 호르륵 호르륵 큐 파 만세를 부르는 남자도 있다 하나 둘 하나 둘 50여명의 남자들이 목소리와 발을 맞추어 호르륵 호르륵 큐 파 집단 속에서 달리기가 답답해서 큐큐 파파 조금씩 옆으로 비켜 큐큐 파파 속도를 올린다 같이 속도를 올린 사토 코치가 구령을 불러준다 하낫 둘 하낫 둘 하나 둘 하나 둘 하낫 둘!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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