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현대건설사장 “아파트분양가 최대한 낮출것”

  • 입력 2002년 6월 8일 22시 36분


“낮출 수 있는 만큼 낮추도록 하시오.”

현대건설 심현영(沈鉉榮·사진) 사장이 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강력히 주문해 귀추가 주목된다.

심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분양가 급등을 지적하면서 아파트 값을 최대한 낮추라고 지시했다.

심 사장은 “분양가 자율화 이후 서민주택에 값비싼 고급 자재나 가전제품을 도입해 가격거품을 유도했다”면서 새로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 인하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각종 가전제품이 갖춰진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아직 멀쩡한 가전제품이나 가구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5일부터 청약을 받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에 ‘마이너스 옵션’을 도입해 분양가를 가구당 518만원까지 낮췄다.

마이너스 옵션제는 김치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거실장식장 수납장 등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현대건설은 또 분양가 인하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고가의 수입 마감재 21개 품목을 국산 자재로 대체하거나 하도급 업체를 단순화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주택 명가(名家)’였던 현대건설이 후발업체들에 빼앗긴 정상의 지위를 탈환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면서 “노하우가 많은 업체여서 가격 인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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