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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6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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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이 같은 주장이 다시 나오는 것은 선거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비판적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각종 게이트에 파묻혀 어떤 얘기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민주당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를 말해 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 들어섰고 민주당 텃밭이라는 호남지역의 분위기도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선거정국을 반전(反轉)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하루빨리 ‘민주당〓부패이미지’라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국내각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나라당은 “선거에 질 것 같으니 들고 나오는 얕은 수”라고 비난하고 청와대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당직자들도 발을 빼는 분위기여서 이 문제는 정치적 구호에 그칠 공산도 없지 않다. 또 설혹 실현되더라도 민주당이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국민의 눈에는 국정쇄신 또는 ‘거국중립’이라는 순수한 의미보다는 선거를 앞둔 정략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민주당이 선택할 정책수단으로서도 거국내각은 우선순위가 바뀐 느낌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국면전환용 정치적 카드가 아니라 권력비리나 국정혼란과 관련해 과거 집권당으로서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과한 후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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