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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6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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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사이에 1000만원 이상 오른 단지가 나타나는가 하면 거래도 심심찮게 이루어진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지역은 집값 변동의 출발지. 이에 따라 최근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염려 또는 기대가 일고 있다.
하지만 올해 주택시장 상황이 예년과 판이한 데다 집값 상승을 부추길 만한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아직은 강하다.
▽불안한 반등〓이번 주 들어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아파트 37평형은 지난주보다 2000만원이 올랐다. 현재 매매가는 6억5000만∼7억2000만원.
인근 청실1차아파트 35평형도 같은 기간 1000만원 오른 5억5000만∼6억원, 은마아파트 34평형은 2000만원 뛴 4억9000만∼5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최근 두 달간 아파트값이 한 주만에 1000만원 이상 급등하기는 처음이다.
개포동도 마찬가지. 주공 5단지 15평형은 1000만원 오른 3억9000만∼4억원, 4단지 13평형은 500만원 상승한 2억9000만∼3억원에 거래됐다.
도곡동 주공아파트도 500만원 올라 10평형은 4억3000만원, 13평형은 5억3500만원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유니에셋 조사에서도 상승세는 감지된다. 이번 주 강남구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24% 올랐다. 6주 연속 0.2% 이하 변동률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소폭이나마 오름폭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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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적 상승인가, 대세 상승의 전조인가〓가격이 오른 아파트는 모두 재건축이 예정된 단지. ‘반짝 상승론’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체적인 안정 속에서 특정 재료를 갖고 있는 아파트만 선별적으로 값이 뛴다는 것.
개포동 통일공인 이성기 사장은 “은마아파트는 다음 달 6일 있을 시공사 선정 때문에 값이 올랐고 청실아파트는 재건축 동의율이 80%를 넘어 매매수요를 자극했다”고 풀이했다. 단발성 호재가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는 설명.
일부에서는 되레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개포동 강남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새로 지을 아파트의 용적률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매매가가 평당 2500만원을 웃돈다는 건 거품이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재건축이 시작된 도곡동 주공아파트 13평형의 작년 이맘 때 매매가는 3억5000만원. 사업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개포동 주공 15평형은 벌써 4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강남공인 관계자는 “사업 과정에서 용적률 등 조합원 수익과 직결되는 사안들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세상승론은 시기적으로 6월이면 이사 수요가 움직이는 데다 공급부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개포동 우진공인 박명균 사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집을 사려는 움직임이 뚜렷이 살아나고 있다”며 “여름방학 전에 집을 정해 놓으려는 선취매 현상”이라고 말했다.
▽작년과 다른 환경〓민간 연구소나 학계에서는 단기적인 재료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안팎의 변수를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작년에는 입주량 부족으로 허덕였지만 올해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의 폭발적인 증가로 아파트를 대체할 수단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상승과 가계대출 억제,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책도 작년과 다른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하반기 주택시장은 지금처럼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도 이달 이후 아파트값이 2% 안팎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안전진단 평가단이 운영되고 분양가 제한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의 이유로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시적인 호재로 가격이 오르는 단지도 있겠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사업 자체가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여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아파트 가격 추이와 전망 (단위:%) | |||||||||
| 구분 | 2001년 | 2002년 | |||||||
| 연간 | 1분기 | 2분기 | 3분기 | 4분기 | 연간 | 5월 | 6∼12월 | ||
| 매매가 | 전국 | 12.0 | 0.9 | 2.8 | 5.8 | 2.9 | 11.0 | 12.9 | -1.7 |
| 수도권 | 12.0 | 0.8 | 2.3 | 5.7 | 2.4 | 11.5 | 13.8 | -2.0 | |
| 서울 | 14.5 | 1.2 | 3.8 | 5.7 | 3.5 | 13.3 | 15.7 | -2.1 | |
| 전세금 | 전국 | 19.6 | 4.0 | 4.7 | 7.8 | 2.5 | 8.0 | 10.2 | -2.0 |
| 수도권 | 20.1 | 4.0 | 4.5 | 7.8 | 2.2 | 8.5 | 10.4 | -1.8 | |
| 서울 | 20.9 | 4.4 | 5.5 | 7.3 | 2.5 | 10.0 | 12.4 | -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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