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신매매 후진국 오명 벗어

  • 입력 2002년 6월 5일 22시 53분


한국이 인신매매를 방치하는 인권후진국이라는 오명을 1년 만에 벗었다.

미 국무부는 5일 세계 89개국을 대상으로 인신매매 실태를 조사 정리한 ‘2002년 인신매매보고서’를 공식 발표하고 한국을 인신매매 관련 법규를 가장 잘 준수하는 최상위 그룹인 ‘1범주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이번에 1범주에 포함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벨기에 캐나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콜롬비아 체코 홍콩 리투아니아 마케도니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18개국이다. 한국은 유일하게 1년 만에 3범주에서 1범주로 등급이 두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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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해 7월12일 발표된 첫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을 인신매매 퇴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3범주 국가군’으로 분류해 한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다.

미 국무부는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인신매매 퇴치를 위해 법을 제대로 집행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진지하고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등급 상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은 지난해 말부터 조직범죄 및 인신매매 범죄를 전담으로 수사하는 ‘인신매매 관련 범죄 합동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 인신매매와 관련해 기소된 사범만도 1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인신매매의 송출국이자 경유국이며 최종 기착국”이라고 말하고 “필리핀 중국 등 동남아 국가와 러시아 등 구(舊)소련 소속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한국으로 매매되거나 한국을 경유해 일본 및 미국으로 매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일본과 이스라엘 브라질 헝가리 인도 멕시코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52개국을 인신매매 근절기준을 완전하게 준수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신 매매 근절을 위해 납득할만한 노력을 기울이는 2범주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또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란 등 19개국은 최하위 등급인 3범주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선 각별히 우려하고 있지만 인신매매 사례에 관한 정보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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