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관전포인트/佛 vs 세네갈]개막전 징크스 재연될까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9분


“90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아프리카 카메룬이 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격침시켰다. 역사는 반복된다.”(세네갈)

“어림없는 소리. 우리는 98프랑스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남아공을 3-0으로 완파했고 유로2000 개막전에서도 덴마크를 같은 스코어로 제압했다. 이변은 이변일 뿐이다.”(프랑스)

3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2002월드컵 개막전을 치를 프랑스와 세네갈.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마크하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강. 반면 랭킹 42위의 세네갈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풋내기’다.

영국의 세계적인 축구 도박업체 ‘윌리엄힐’과 ‘래드브록스’가 예상한 프랑스의 승리 확률은 각각 68.4%와 69.4%. 스포츠토토에 참가한 국내 축구팬도 79%가 프랑스의 승리에 돈을 걸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단의 공백〓프랑스는 26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쪽허벅지 부상을 입은 지네딘 지단의 공백이 치명타다.

프랑스 사령탑 로제 르메르 감독은 지단의 능력을 극대화한 일명 ‘크리스마스트리(4-2-3-1)’ 포메이션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 34세의 노장 유리 조르카에프가 개막전에서 지단 대타로 나설 예정이지만 지단 없이 공격전술을 제대로 구사할지가 큰 변수.

▽‘창’과 ‘방패’〓프랑스의 강점은 화려한 공격축구.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다비드 트레제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티에리 앙리, 프랑스리그 득점공동 1위 지브릴 시세가 프랑스의 화력을 주도할 삼각편대다.

반면 전원 프랑스 1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세네갈 주전 수비라인은 아프리카 지역 최종예선 8경기에서 단 2골만 허용했을 정도로 조직력과 힘을 갖추고 있다. 프랑스가 한국의 압박 수비에 고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세네갈 골문이 쉽게 열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잃을 것이 없다〓주전 절반 이상이 만 30세를 넘긴 프랑스에 비해 세네갈은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인 ‘젊은 피’. “지더라도 잃을 게 없다”는 스트라이커 엘 하지 디우프의 말대로 패기를 앞세운 세네갈은 ‘이변’의 여지를 충분히 갖고 있다.

오히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는 계산이 복잡할 듯. 자칫 첫 경기에서 추가 부상자라도 나오면 우승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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