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개막전운영 총지휘 장원직씨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1분


장원직(張元稷·63) 2002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KOWOC) 서울운영본부 경기조정관. 대한축구협회 경기위원장인 그는 칠레 출신 해롤드 메이네 니콜스 국제축구연맹(FIFA) 코디네이터와 함께 31일 아시아 사상 첫 월드컵 개막전 운영을 총괄 지휘할 그라운드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그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마지막 점검을 하기에 바빴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많아 힘드네요. 리허설을 숱하게 하고 있지만 행여나 실수가 있을까봐….” 그는 70년대 초 고려대 감독으로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을 키워내는 등 지도자로 한평생을 보냈지만 요즘처럼 밤잠을 설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그의 일은 개막식 문화행사 직후 ‘그라운드 세팅’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지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기수단 입장, 양국 국가 연주도 모두 그가 책임져야 할 몫.

이번 개막전에서는 예정과 달리 프랑스와 세네갈 유명 가수가 직접 자국 국가를 부른다. 이 때문에 기존 스피커와 가수의 음색이 맞지 않아 울림이 발생, 급히 스피커와 마이크를 새로 준비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페어플레이 기수단 68명, 볼스태프 12명, 선수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로 안내할 22명 등 전 세계 어린이 102명은 30일 오후 5시에야 도착했다. 현장 적응 교육 시간이 아무래도 짧아 걱정이 앞서기만 한다. 그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볼 2개가 던져지는 상황이 벌어져도 애교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경기 전이나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에 던져지는 두루마리휴지, 페트병은 그의 적. 26일 수원에서 열렸던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을 지켜본 후 반입 금지 품목에 두루마리휴지를 급히 추가했다.

“무엇보다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을 맺은 그는 개막전 전망과 관련, “아무래도 프랑스가 이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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