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지단 MRI검사…취재진과 숨바꼭질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35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프랑스축구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29)이 27일 오후 2시20분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비밀리에 도착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받았다.

특히 이날 검사과정에서 프랑스축구대표팀 일행은 병원 후문과 검사실 옆문을 통해 출입하는 등 열띤 취재를 벌이던 기자들과 ‘숨바꼭질’을 벌였다.

지단은 이날 프랑스대표팀 주치의인 장 미셸 페레, 팀주무, 연락관 등 3명과 함께 양재대로 옆 병원 후문을 통해 들어온 뒤 20여m를 신속히 통과해 지하 3층 MRI 촬영실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다.

이때 병원 치료 중인 환자와 가족 등 20여명이 ‘지단’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모여들었으나 지단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이 병원 영상의학과 변홍식 과장 등이 미리 타고 대기해 있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MRI 촬영실로 곧바로 내려가 3시 15분경까지 검사를 받았다.

검사실 앞을 지키고 있었던 신문 및 방송기자 10여명의 취재진이 옆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지단을 발견하고 몰려가자 대기중인 경비원들이 가로막고 나서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단 일행은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짙게 선팅한 검은색 뉴그랜저 승용차에 올라탔다. 지단은 승용차를 막아서는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피해 고개를 숙이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후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변 과장은 프랑스대표팀으로부터 지난 15일 환자발생시 진료협조요청을 받았고 26일 밤과 27일 오전 수차례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프랑스팀으로부터 지단의 MRI를 찍고싶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병원측을 통해 전했다.

삼성병원측은 이날 MRI 촬영후 변 과장과 페레 주치의가 간단히 판독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프랑스측이 지단의 상태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직접 발표할 것이라며 일절 함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지단은 촬영실을 빠져나갈때는 육안으로 볼때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보였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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