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선물 작전' 집중 감시

  • 입력 2002년 5월 23일 18시 08분


증권거래소는 최근 들어 KOSPI200 선물(先物)을 대량으로 사고 팔아 선물가격과 종합주가지수의 급변동을 초래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해 시세조종 여부를 가리기 위한 집중 감리에 착수했다. 거래소는 선물가격 변동을 통해 현물 및 옵션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시세조종 혐의가 발견되면 금융감독원에 알려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본보 5월21일자 B2면 참조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23일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5월 들어 초단기화되고 일부 증권사 창구로 매매주문이 집중되고 있다”며 “외국인이 선물가격 변동을 통해 KOSPI200 옵션이나 개별주식 옵션 및 현물에서 이익을 취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물거래는 장중(場中)에 매매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시세조종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선물 만기일인 6월12일까지 이상매매 거래를 집중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감리부는 △외국인의 선물 주문이 많이 나오는 외국계 증권사 3개 창구와 개인 주문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울산 및 일부 증권사의 여의도 영업부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국내 자금이 바하마나 말레이시아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뒤 외국인 명의로 투자하는지 여부도 중점 감시할 방침이다.

한화증권 박은용 선물영업팀장은 이에 대해 “외국인의 선물매매만으로도 종합주가가 급등락할 정도로 증시가 취약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도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해 외국인이 콜옵션이나 풋옵션을 산 뒤 선물매매를 통해 주가 상승이나 하락을 유도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소지는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국인은 23일 KOSPI200 선물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7739계약, 41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선물 6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3.10포인트(2.84%)나 떨어진 106.25에 마감돼 KOSPI200지수를 0.19포인트 밑도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프로그램 차액매도가 2173억원어치나 쏟아져 종합주가지수를 17.55포인트나 끌어내렸다.

반면 외국인은 하루 전인 22일에는 선물을 5903계약, 3152억원어치나 순매수해 종합주가지수를 25포인트나 끌어올렸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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