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안개장에선 박스권 종목을”…기술적분석은 한계

  • 입력 2002년 5월 23일 17시 16분


23일은 기술적 분석에 의존하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20일 이동평균선이 새로운 방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9포인트만 오랐다면 20일 전 주가인 872를 넘어 상승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락한 주가는 ‘아직 추세 상승은 불투명’임을 나타냈다.

주가가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내일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박스권 종목 매매, 환율 수혜 내수주 매입, 현금 비중 늘리기 등이 유효한 전략이라고 권했다.

▽박스권 등락 종목 매매〓중소기업에 다니는 H씨는 2001년 하락장에서 40%의 수익을 올렸다. 그는 일정한 저항선과 지지선을 갖고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종목에 투자했다. 박스권 하단에서 사고 박스권 상단에서 파는 셈이다. 여유자금이 1000만원 남짓. 이 때문에 투자대상은 주가가 낮은 대한재보험 동부화재 한진중공업 등이었다.

H씨는 “외국인들이 선물로 장난을 치고 있어 기술적 분석도 잘 맞지 않는다. 미국 시장이 불투명해 내일을 알 수 없다”며 “그러나 종목별로는 일정한 패턴을 갖고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투자이론가인 니컬러스 다바스에 따르면 3회 이상 저항선과 지지선을 오르내리면 박스권 종목으로 볼 수 있다”며 “약세장에서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내수와 환율 수혜가 맞물리면〓서울증권 박승원 투자분석팀장은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때는 내수주가 안전하다. 미국 등 해외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조대현 연구원은 “환율 수혜주가 시장 주도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환율 수혜주 가운데 내수 우량주를 주목할 만하다.

서 팀장은 “외화조달비용이 감소한 은행주, 수입 설비에 의존하는 통신주, 한국전력 등이 환율 수혜를 받는 내수주”라며 “은행 통신주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팀장은 “내수주 가운데 시장 지배력이 높은 종목이 유망하다”며 제일모직 대림요업 아세아시멘트 우성사료 농심 한전 등을 추천했다

▽때를 기다린다〓삼성투신운용 김영준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 호재와 악재가 겹쳐 있고 투자자의 입장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방향성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수출이나 기업실적이 1·4분기의 호조를 유지하는지가 확인되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며 그 시기로 6월 말이나 7월초를 꼽았다.

박 팀장은 “투자금의 50%를 현금으로 갖고 때를 기다리는 방법도 좋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올들어 박스권 등락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단위:원)
종목23일 종가박스권 하단 주가박스권상단 주가
SKT281,500240,000300,000
국민은행65,00054,00064,000
하나은행20,50017,00021,500
삼성전기80,20071,00088,300
기아차13,25013,30015,000
SK20,60017,70022,400
KTF43,10038,50046,800
아시아나항공4,0003,8004,600
옥션24,80022,90028,900
LG마이크론30,00028,40033,600
한국전력24,85023,50026,000
삼성SDI109,000100,000130,000
태평양132,500130,000160,000
동국제강5,9505,5006,500
웅진코웨이12,70011,70015,000
자료:대신증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