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다승 투수 ‘백전노장’ 전성시대

  • 입력 2002년 5월 14일 18시 58분


올 시즌 프로야구 다승왕 경쟁에 판도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15승)인 손민한(롯데)과 신윤호(LG), 공동 3위(14승)인 임선동(현대) 임창용(삼성) 이승호(SK)는 다승 10위안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 형편. 대신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상위권을 장악했다.

가장 눈에 띄는 투수는 송진우(한화)와 노장진(삼성)이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송진우(37)는 7경기에 출전해 5승1패로 당당 1위. 선동렬(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의 개인최다승 기록을 경신한뒤 이길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개인통산 149승으로 사상 첫 150승에 1개차로 접근.

이런 페이스라면 10년만의 다승왕 타이틀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낸 송진우지만 다승왕에 오른 것은 구원왕을 동시석권한 92년이 유일하다.

‘그라운드의 방랑자’ 노장진의 대변신은 지난해의 신윤호를 연상시킨다. ‘미운오리새끼’였던 신윤호는 지난해 마무리를 맡으면서 ‘백조’로 변신에 성공, 다승(15승) 구원(32세이브포인트) 승률(0.714) 3관왕을 차지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노장진(28) 역시 공주고시절 청룡기결승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재질이 뛰어났던 유망주. 하지만 프로에선 ‘방랑벽’이 도지는 바람에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가 다른 선수로 탈바꿈 한 것은 바로 올시즌. 팀의 마무리 김진웅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김응용감독이 ‘대안’으로 생각한 투수가 바로 노장진이었다. 구위와 두둑한 배짱이 마무리투수로 제격. 지난해까지 선발에서 별 재미를 못보던 노장진은 마무리보직을 맡자 ‘고기가 물을 만난 듯’ 활개를 쳤다.

14경기에서 구원으로 나가 4구원승(3위) 3세이브 1홀드에 평균자책 1.38. 김응룡감독은 지난해 김성근감독이 신윤호를 쓰는 것처럼 동점이나 세이브상황 할 것없이 ‘마구잡이’로 등판시키고 있으나 아직 지친 기색없이 제 임무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

‘슈퍼루키’ 김진우는 4승(2패)으로 선두와 1승차이밖에 나지 않아 다승왕 경쟁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고 지난해 기아에서 뛰며 7승(9패)을 거뒀던 두산의 왼손투수 레스도 벌써 4승(1패)을 따내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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