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블래터회장 자금유용등 위법행위”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01분


2002월드컵을 주관할 국제축구연맹(FIFA)이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4일 미셸 장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에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비리를 담은 문건을 전달함으로써 그간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온 블래터 회장이 월드컵 개막 이틀전인 29일 서울에서 열릴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루피넨 사무총장은 이날 블래터 회장이 FIFA 재정과 관련, 직간접적으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다룬 30페이지 분량의 폭로 문건을 제출했고 집행위는 10시간에 걸쳐 이를 검토했다.

루피넨 사무총장은 집행위가 끝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문건에는 잘못된 회계 관행으로 블래터 회장이 FIFA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증거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 중에는 스위스법에 위배되는 사안도 있어 형사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에는 △규정을 무시한 자금 운용 △임의로 특정 협회를 지원해 FIFA 자금을 선거 운동에 활용 △잭 워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과 그 친척에 특혜 부여 △98년 회장선거 부정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관계자 매수 등 블래터 회장의 그간 비리가 망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뒤 귀국한 정몽준 FIFA 부회장겸 2002월드컵 한국조직위 공동위원장은 블래터 회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한편 블래터 회장의 대항 세력으로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이사 하야투(카메룬) 아프리카연맹 회장과 월드컵 개막전 북한을 함께 방문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와 관련 8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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