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부추천인사 거부… 公資委 ‘작은 반란’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10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정부가 추천한 위원장 후보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민간위원장을 선출하는 파란이 벌어졌다.

공자위는 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신임 위원으로 위촉된 이진설(李鎭卨) 서울산업대 총장 등 민간위원 전원(5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자위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공자위는 박승(朴昇) 전 위원장이 한국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민간위원장 선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위원들은 정부가 추천한 이 신임위원의 위원장 선출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부 관계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금식(姜金植) 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정부 산하기구에서 민간위원들이 정부측 내정 인사를 거부하고 스스로 위원장을 뽑은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민간위원들의 ‘반란’에 충격을 받은 정부는 처음에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이날 오후 입장을 바꿔 강 위원의 위원장 취임을 추인하기로 했다.

유재한(柳在韓) 공자위 사무국장은 “누가 위원장이 되든 법적 하자가 없으면 수용할 것”이라며 “조만간 공자위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신임위원은 위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위 민간위원장은 민간위원들이 호선(互選)으로 뽑게 돼 있으나 지난달 초 정부가 이 신임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간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해왔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