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5월 2일 17시 1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38·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주식가치 평가전문가로 통한다. 최근에는 증권을 담당하는 기자들의 요청으로 3주에 걸쳐 주가계산법 강의를 했을 정도. 지난해 그가 브로슈어 형태로 내기 시작한 ‘가치투자 가이드’ 시리즈 1, 2는 벌써 1800부가량이나 전문가들에게 전파됐다. 가치투자가 유행하면서 노 팀장의 가치도 더불어 오르고 있다.
노 팀장은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흔히 ‘사과 구매론’을 예로 든다.
한마디로 ‘아줌마들이 시장에서 몇천원 어치 사과를 살 때도 가격과 질을 비교하는데 주식을 선택할 때는 이를 고려하는 투자자가 별로 없다’는 것.
예를 들면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이란 ‘싼 주식’이라는 뜻이어서 이 지표만 보면 자칫 ‘싼 게 비지떡’인 종목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노 팀장은 “PER나 PBR를 보고 투자할 때는 이익증가율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함께 고려해야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쁜 틈을 내 시리즈를 낸 진짜 이유는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란다. 애널리스트 중에서도 일부는 ‘적정 PER를 왜 10으로 줬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
한편으론 단편적으로 떠돌아다니는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하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제대로 된 매뉴얼만 있으면 쉽게 체득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후배들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동료들로부터 “왜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오지 않느냐”는 전화도 곧잘 받는다.
가치투자로 돌아선 증시환경이 개미들에겐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게 노 팀장의 주장.
“투기장세에선 개미들도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릅니다. 얼마나 기업을 잘 분석하느냐가 투자성과를 결정짓기 때문이지요.”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