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전윤철 경제팀’ 앞날은…

  • 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15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전윤철 신임 경제 부총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전윤철 신임 경제 부총리
전윤철(田允喆)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임기 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원칙주의자’인 면모가 높이 평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신임부총리가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거치며 현 정부의 구조개혁 과정에 깊숙이 간여했으므로 국내외 투자가들에게 정책일관성이 유지된다는 믿음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전 부총리가 양대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에 정치논리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경제정책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 각종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텐데 경제부처가 집권당의 무리한 요구를 경제논리로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 상당수의 경제전문가들은 “DJ에 대한 존경심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비서실장까지 지낸 그가 여당의 정치논리에 경도되지 않고 경제체질 강화에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 추진계획의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경제팀이 선거를 앞두고 불거질 집단이기주의와 이에 편승한 정치논리를 극복하고 민영화 대원칙을 관철할지가 관심거리인 것이다.

또 6월 말로 시한이 정해진 △공적자금 손실분 확정 △동북아 비즈니스중심국가 구체적 계획 작성 등은 각각 대선 및 지방선거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미치는 것들이다.

선후배들이 붙여준 ‘전 핏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경제팀간 정책조율 면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적잖다. 이미 산업자원부와 업계는 금리인상 등 긴축기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재경부 등은 일부 과열양상이 경제 전반으로 퍼져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시적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다.

유력한 부총리 후보였던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복지노동특보(장관급)와의 관계도 관심거리. 이 특보는 청와대에서 사실상 경제수석실과 복지노동수석실을 총괄하게 돼 전 부총리와의 업무조율이 만만찮은 과제로 비친다.

하지만 관료사회에서는 대체로 전 부총리의 리더십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성격이 직선적이긴 하지만 벽창호 스타일이 아니어서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포용한다는 것이다. 또 평소에 역사서적을 탐독하는 등 경제 외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통찰력을 가다듬으려 노력하는 점등을 들어 정권 말기의 ‘세이브 투수’로서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지표로 보는 경제는 회복세가 완연해 전 부총리의 출발은 좋다. 다만 하이닉스반도체 현대투신 서울은행 대한생명 등 부실 기업 및 금융기관의 매각작업은 경제 내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서둘러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조흥은행 우리금융지주회사 등의 정부지분 매각도 관심거리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