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아들들 자진 출두하라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0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이 각종 비리사건과 연루된 의혹 때문에 나라가 말할 수 없이 혼란스럽다. 진승현, 이용호게이트에 연관된 의혹을 받고 있는 장남 홍일씨, 김성환 전 서울음악방송회장과 수십억원대의 자금거래를 한 차남 홍업씨,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3남 홍걸씨는 한마디로 검찰에 당장 출두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선 김 대통령 주변의 비리 의혹을 다음 정권까지 끌고 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임기 내에 모든 비리를 깨끗이 청산하고 다음 정권에 국정의 바통을 이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대통령의 세 아들은 더 이상 권력의 뒤에서 침묵만 지킬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둘째, 떳떳하게 검찰에 출두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검찰에 강제로 끌려나오는 상황이라도 된다면 대통령의 체면은 어떻게 될 것이며 대통령 아들이라는 당사자들의 얼굴은 무엇이 되겠는가. 비록 아무런 죄가 없다 해도 그렇다. 하루빨리 비리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당사자들이 검찰에 나와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셋째, 검찰을 위해서도 자진 출두가 바람직하다. 검찰은 그동안 권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위치는 또 다시 검찰 수사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당사자들이 ‘솔직한 고백’을 하고 나선다면 검찰의 짐이 가벼워지고 권력으로부터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시민단체들 역시 대통령 아들들의 자진 출두와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여전히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것” 이라는 식의 미온적인 태도다. 그런 태도는 자칫 검찰에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측도 대통령 아들들의 자진 출두가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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