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 '양철' "오늘만 같아라"

  • 입력 2002년 4월 11일 23시 27분


동양 오리온스 김병철과 전희철은 20년 가까이 우정을 쌓아온 29세 동갑내기 친구. 서로의 단점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훤히 꿰고 있다. 평소 김병철은 “희철이가 욱하는 성질 탓에 경기를 망칠 때가 있다”고 지적했고 전희철은 “병철이는 볼을 갖고 있지 않으면 몸놀림이 둔해진다”고 꼬집었다.

김병철과 전희철이 이런 아킬레스건을 보완하며 호흡을 척척 맞췄다면 그날 승부는 안 봐도 뻔한 것이 아닐까.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양-SK나이츠의 챔피언결정 3차전. 김병철(25점)은 볼을 갖고 있지 않아도 쉴새없이 내외곽을 뛰어다니며 속공 플레이를 펼치면서 외곽슛을 날렸고 전희철(16점)은 상대 수비수의 교묘한 신경전에도 감정을 잘 추스르며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실과 바늘’이 한땀 한땀 승리를 향해 힘을 합친 동양은 나이츠를 87-73으로 크게 누르고 2승1패를 기록, 사상 첫 챔피언을 향해 한발 앞서 나갔다. 동양 김승현은 12점, 7어시스트.

1쿼터를 22-19로 끝낸 동양은 2쿼터 초반 4분47초 동안 나이츠를 무득점으로 묶으며 연속 13점을 올려 35-19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서장훈이 19점, 12리바운드로 버틴 나이츠는 조상현과 마틴이 부상으로 난조를 보인 데다 2쿼터 후반 임재현마저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나면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한편 이날 체육관에는 방송 중계 관계로 경기 시작 시간이 1시간 빨라진 탓에 관중 수가 7193명에 그쳐 4강 플레이오프 때 잠실 평균 관중 9140명에 크게 못 미쳤다.

4차전은 13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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