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2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증시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됐다는 뜻으로 투자자와 상장기업 모두가 이득을 보게 되지만, 경제상황이 갑자기 나빠져 외국인이 일시에 떠나면 한 나라의 경제가 마비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선진국 증권시장의 외국인 주식보유현황’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각국의 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한국이 30.2%, 일본 18.8%, 미국이 1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98년 14.1%이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99년에는 18.6%, 2000년에는 18.8%로 소폭 증가했다. 미국은 같은 기간에 7.6%에서 10.1%로 증가했다.
각국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세계화의 영향이지만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 증대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 외국인투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 및 기업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증권연구원의 노희진 박사는 “외국인 보유비중이 늘어나면서 증시가 국제규범에 접근하고 외국인이 증시를 떠받치는 건전한 세력으로 등장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며 “그러나 국내증시가 지나치게 미국 증시에 동조화되고 외국인이 월등한 수익을 올리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박사는 또 “외국자금이 증시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항상 건전하고 건강한 경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영국 독일 홍콩 등과 비교할 때 이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제증권거래소연맹이 99년 밝힌 각국의 증권거래소에서 전체 주식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의 비중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29.3%, 독일 15.6%, 한국 12.3%, 미국 6.4%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일 3국과 달리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시가총액 비중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