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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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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이 제 구실을 못하는 우리 정치의 한 대안이 되려면 국민의 여론과 소망을 반영하는 정책과 이념을 갖고, 거기에 걸맞은 인적 구성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선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이념적인 공통점을 찾기 힘들고 새 인물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없다. 거의가 기존 정당에 불만이 많아 뛰쳐나왔거나 나오려는 인사들이다. 일부는 그동안 실패한 정치인이란 얘기를 들어온 사람이다.
거론 인사들의 상당수가 영남 세력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지역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벌써 박 의원에 호의적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추종 세력,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민주계 인맥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기존 정당의 각종 경선 과정에서 낙선한 인사들이 몰려들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이는 결국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좇아 오고가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이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철새정당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국민은 믿음이 사라진 지금의 정치 현실을 개탄하며 새로운 정치 질서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롭게 태어나려는 신당이라면 기존 정당과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신당이라도 국민의 호응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선거철을 맞아 일부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려운 시절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을 들어내거나,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들어가며 자신을 지켜준 정당을 궁지에 몰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동안 몸담았던 정당을 등지는 행태는 최소한의 정치 질서와 규범마저 무너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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