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건강보험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사무실에 들렀다. 그런데 사무실 한 귀퉁이에 종이 뭉치가 잔뜩 쌓여 있었다. 언뜻 보니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주민등록번호와 가족 관계, 가족 이름 등이 담긴 건강보험 자료 복사물이었다. 수천 장이 잔뜩 쌓여 있었는데 아무나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었다. 그래서 담당공무원에게 이런 개인자료를 방치해도 되느냐고 물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마음대로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국가가 개인 사생활에 관련된 자료를 마구 유출해 개인이 피해를 보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이런 자료를 너무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어 충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