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값 두배 올리기<3>]③영어 공든탑 쌓기 열풍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05분


LG상사에 근무하는 김호석씨(33)는 지난해 초부터 출퇴근 시간을 영어공부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집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김씨는 매일 영어로 녹음된 뉴스 테이프를 틀어놓고 큰 소리로 따라 하면서 하루 2시간씩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것. 김씨는 “1년여 간 반복 학습을 통해 지금은 귀가 많이 뚫렸고 외국 바이어와 대화를 할 때도 어휘 사용이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여유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영어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업무만으로도 지치는데 영어공부에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기 때문. 말이 쉽지 매일 학원에 나간다는 것도 ‘초인적(超人的)’ 의지가 필요하고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영어책을 잡지 못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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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영어공부를 못한다면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매일 자투리 시간 30분만 투자해도 1∼2년이 지나면 남부럽지 않은 실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라〓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이 시간만 잘 활용해도 영어실력을 쌓는 데 부족함은 없다.

SK글로벌 김영호 대리는 1998년 입사 이후 4년 동안 집에서 회사를 오가는 왕복 2시간 동안 거의 매일 영어 테이프를 들었다.

대학에서도 신경 안쓰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처음엔 막막했지만 몇 년 동안 꾸준히 하다보니 바이어와의 영어 상담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정도가 됐다.

이제는 영어 테이프 듣는 일이 몸에 배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아 영어 테이프를 듣지 않으면 몸이 불편할 정도라고 한다.

▽인터넷에도 영어공부의 길이 있다〓최근 영어교육사이트들의 유료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웹사이트를 잘 찾아보면 알짜배기 무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이지렉닷컴(www.ezlec.com)은 만화로 영어를 배우는 ‘Fun English’ ‘민병철 생활영어’ ‘민병철의 영어공부법’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배움닷컴(www.baeoom.com)은 모든 강좌들을 초 중 고급과정으로 분류, 초급자들을 대상으로 10여 개의 무료강좌를 마련했으며 디디넷(www.ddnet.co.kr) 윈글리쉬(www.winglish.com) 등도 무료강좌코너를 운영중이다. 이보영닷컴(www.eboyoung.com)과 네오퀘스트(www.neoqst.com) 등도 모든 콘텐츠가 무료.

미국의 주요 방송사 사이트에 올라 있는 영어 뉴스를 듣고 받아쓰기를 하는 것도 듣기 능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전화통화와 동호회도 좋은 방법〓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피커폰’이 유행이다. 하루 20∼30분가량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나 재미교포와 영어로 통화하면서 회화 실력을 키우는 것. 최근에는 피커폰 전문 운영회사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 다만 강사의 전문성과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에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대우조선 영업부 직원들은 ‘선박영어 동호회’를 만들어 매주 3차례씩 모여 선박계약서 등을 놓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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