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CEO]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33분


“흔히 카피약이라고 불리는 ‘제네릭’은 잘 이용하면 오리지널약보다 더 좋은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사진)은 국내 제약회사가 카피 약만 만드는 회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임회장은 “유명 다국적 제약회사도 제네릭 사업을 위해 따로 ‘자회사’를 만들 정도로 제네릭약품 생산은 흔하다”면서 “외국에서 주사제용 신약이 들어왔을 때 이를 먹는 약으로 바꾸는 등 제네릭약품 생산과정에서도 나름대로의 신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외국제약회사의 오리지널약을 새로운 기술로 가공해 오히려 그 기술을 역수출해 성공한 회사다.

대표적인 예로 89년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사가 개발한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새롭게 가공해 흡수율을 더욱 높였고 그 가공 기술을 로슈사에 역수출했다. 또 97년 면역억제제인 ‘사이크로스포린’의 흡수율을 높이는 기술을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사에 역수출해 매년 90억원 정도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최근엔 주사제 항암제인 ‘탁솔’을 먹는 항암제로 개발해 2∼3년 뒤 국내 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미약품에서 제네릭은 ‘개량신약’이라는 말로 통한다.

임 회장은 “이같이 역수출에 성공한 것도 다른 제약회사보다 먼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847억원인 전체 매출액의 5.2%에 해당하는 약 96억원을 R&D에 투자해 국내 제약회사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 평균 3%보다 훨씬 높다.

“외국 제약회사는 매출액의 10∼20%를 R&D에 투자하지요. 한미약품도 2005년까지는 10%로 높일 계획이며 10년 안으로 대형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임회장은 65년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출신으로 73년 한미약품을 설립해 연평균 30% 이상 고속성장을 시키면서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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