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왜 '붕어빵'인가 하면요…

  • 입력 2002년 1월 25일 18시 27분


오늘은 제가 출판 담당기자를 하며 느낀 고민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대다수 신문들이 서평 지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동아일보는 매주 토요일 ‘책의 향기’를 내고 있고 조선 중앙일보도 같은날 북섹션이 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떻게 같은날 3대 일간지 북섹션의 1면 톱이 똑같은 책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출판사가 한 두개가 아니고 한 주에 쏟아져 나오는 책 역시 수백권이 넘는데도 어찌하여 약속이나 한 듯 3대 일간지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는 책들이 똑같은가? 어떤 독자들은 아예 정색을 하고 저에게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며 눈을 흘기시더군요.(^^)

우리나라 신문들의 내용이 엇비슷하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북섹션마저 붕어빵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북섹션 역시 ‘뉴스’라는 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뉴스성을 중시하다 보니 새로나온 책 중에서 내용이나 완결성 등을 따져 크게 소개할 책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한 주에 신문사로 오는 책들이 대략 60∼70권 정도이지만 그 주에 선택되지 못하면 대개 소개될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새책이 뉴스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에 정말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양서’(良書)가 그리 많지 않고 좋은 책을 고르는 일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어떻든, 신문사들이 똑같은 책들을 놓고 선택하다 보니 어떤 때는 저희들도 놀랄 정도로 ‘보는 눈’이 비슷해집니다. 공들여 성실하게 만든 책들에 대한 평가는 엇비슷하더라는 거지요.

그리고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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