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16일 증시, 반도체에 관심 집중

  • 입력 2002년 1월 16일 17시 46분


16일은 반도체 뉴스가 국내외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하루였다.

삼성전자가 이날 4·4분기 및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고 미국에서는 15일(현지시간) 인텔이 4·4분기 실적을 밝혔다.

또 하이닉스반도체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보도에 시달렸다.

우선 삼성전자의 4·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적자가 2120억원으로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적자폭이 크다”는 반응이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1000억원 미만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반면 정보통신 부문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수익구조가 다양화된다는 얘기이므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3.37% 하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째 떨어져 30만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 민후식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팔 구실이 없어 들고있던 외국인이 이날 실적 악화를 핑계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30만원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정창원연구원은 “D램 고정거래가격이 인상된 것은 1월 실적부터 반영이 되므로 반도체 부문은 1·4분기에는 확실히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통신 부문의 선전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대우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43만∼4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최근 ‘D램 가격이 높아져 독자생존 가능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마이크론이 채권단에 대규모 부채 탕감을 요구했다’ 등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성 보도로 주가가 이틀 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차질을 빚게 되면 주가도 계속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

민후식연구원은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12월초부터 D램 가격을 끌어올린 한 원인이었다”면서 “반도체 비수기인 2월까지 가시적인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D램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인텔이 호전된 4·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떨어지면서 다른 기술주의 주가를 함께 끌어내려 기대됐던 ‘인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 그리고 올해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인텔은 올해 자본재 투자가 지난해보다 25%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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