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프로야구 연봉협상 백태

  • 입력 2002년 1월 15일 17시 36분


이승엽, 유지현, 임창용, 박정태(위에서부터 시계방향)
이승엽, 유지현, 임창용, 박정태(위에서부터 시계방향)
‘스토브리그’의 최대관심사인 프로야구 연봉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15일 연봉 조정신청이 마감된 가운데 현재 8개 구단의 재계약 대상자 339명 중 도장을 찍은 선수는 72.3%인 245명. 각 팀은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달 말까지 연봉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프로야구 연봉협상의 특징은 갈수록 ‘부의 상징’인 억대 연봉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 91년 선동렬(당시 해태)이 사상 첫 억대 연봉(1억500만원) 테이프를 끊은 이후 이제 웬만큼 ‘야구 좀 한다’는 선수들은 거의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억원 이상을 받은 선수들은 41명이었지만 올해는 7명이 늘어나 48명이 억대 연봉자로 등록됐다. 아직도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도장을 찍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억대 진입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빨리 연봉협상이 진행된 팀은 삼성으로 38명 가운데 34명과 재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남은 4명 가운데 이승엽과 임창용은 구단에 ‘백지위임’을 했고 박동희와 김태균은 트레이드 방침이어서 사실상 연봉협상이 종료된 셈.

가장 ‘따뜻한 겨울’이 보장된 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두산은 팀 성적이 좋았던 만큼 지난해 연봉총액 대비 30∼32% 인상방침을 세워놨으며 특히 ‘춥고 배고픈’ 2군 선수들의 연봉 인상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올해 연봉 테이블에선 ‘깜짝 협상 카드’를 들고 나온 선수들도 많았다. 지난해 연봉 2억원을 받은 LG 유격수 유지현은 2차협상에서 구단의 5% 삭감 방침에 억울해하는 자신의 입장을 A4용지 2장짜리에 조목조목 써서 실무자들을 놀라게 했다.

롯데 박정태는 매년 팀에서 가장 늦게 도장을 찍는 선수로 유명했지만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거둔 때문인지 올해는 첫 만남에서 “처분만 바랍니더∼”라고 한마디만 한 뒤 구단에 백지위임장을 던졌다.

현대 박경완과 박진만은 ‘배짱형’. 박경완(2억3000만원)은 배포 좋게 국내최고 수준인 3억5000만원을 불렀고 박진만도 “유지현급을 보장해달라”고 떼를 쓰고 있어 팀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