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잔잔하나 풍요로운 일상'사랑도 커피도 긴 다리도…'

  • 입력 2002년 1월 11일 17시 30분


◇ 사랑도 커피도 긴 다리도 영원하지 않다/김영철 지음/272쪽 8000원 가야넷

나이가 들수록 관심분야가 늘어나고 세상을 보는 눈도 밝아지지만 생활에 쫓끼다 보면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잡지 전문 그룹인 가야미디어의 김영철 회장(63·사진)은 아름답고 풍요로운 이야기를 꾸준히 풀어내고 있다. 그는 자서전 ‘사랑과 비즈니스에는 국경이 없더라’와 수필집 ‘작은 것에 큰 뜻이 많더라’ ‘김영철이 말하는 멋과 낭만의 에세이-에세트라’를 통해 글솜씨를 뽐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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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세 번째 수필집인 이 책에는 예술적 감수성과 관찰력이 돋보이는 글 65편이 실려 있다. 일상과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써내려간 글들에서는 김 회장의 청년같은 열정과 끝모를 관심사, 폭넓은 사고, 멋진 라이프 스타일 등을 엿볼 수 있다. 글의 소재도 계절의 변화부터 생명의 소중함, 인터넷과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라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새삼스럽게 감상하고 있다. 이리저리 바람에 밀리다 힘이 빠지는지 그냥 아래로 떨어지는 눈, 나뭇가지 사이를 용케 살살 빠져 내려오다 바람을 탔는지 다시 위로 솟구쳐 나뭇가지에 들러붙는 눈, 모두가 살아있는 생물 같다.”(‘눈사람’ 중에서)

“복이 있고 없는 것은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 우선 내가 행복하고 기쁘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모든 것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중에서)

‘신지식인이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마우스를 밀고 당기며 멋을 부리기도 한다’는 김 회장은 환갑을 넘겼지만 인터넷과 e메일을 삶의 제2의 놀이터처럼 활용하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같은 만화영화를 모두 섭렵할 정도로 인생을 젊게 살고 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괌과 영국에서 20여년간 자동차사업을 하다 귀국해 ‘마리 끌레르’ ‘하퍼스 바자’ ‘에스콰이어’ ‘메종’ 등 패션 인테리어 잡지를 창간, 유행을 선도해 가고 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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