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자연을 읽는 주니어골퍼 원윤정

  • 입력 2002년 1월 11일 17시 12분


“자연을 읽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

전국 무대에서는 한타가 승부를 가른다.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습만이 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전국의 주니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와 패배를 가르는 포인트는 기본기이다. 지금껏 4년을 하루같이 연습해왔다. 어차피 그녀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레슨 선생님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골프는 ‘즐거움’입니다

윤정이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는 박세리 프로의 미 LPGA 제패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많은 주니어들이 탄생되고 있던 시기였다. 윤정이 또한 그 시기에 골프채를 잡았다. HEFO의 경력 선수들에 비해 출발이 늦은 시기였다. 하지만 윤정이는 스스로 잡은 골프채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코 “입문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얼마나 많은 연습량과 체계적인 운동을 통한 기본기를 성인 골퍼가 되기 이전 올바르게 다져나가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초등학생 4학년 대부터 윤정이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골프연습장을 찾았다. 아버지 원유성씨는 골프광이라고 불릴 만큼의 마니아였다. 집안의 분위기는 골프와 늘상 친숙했으며 윤정이 또한 자연스럽게 골프를 선택할 수 있었다.

“왜 골프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첫째로 꼽는 말이 있다. “골프는 매너의 운동입니다.” 에티켓과 룰을 정확히 알고 이해하며 실천할 때 골프의 참 맛이 돋는 것이다. 윤정이가 뽑은 골프의 매력은 신사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답처럼 골프만큼 정도를 걷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몇 백 야드의 거리를 쳐내고 굴려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길은 곧 자기수양의 길이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노력과 절제의 길이라고 했다. 윤정이는 240야드의 비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필드에 서면 수시로 흔들리고 만다. 윤정이에게 있어 무엇보다 강조되는 배움은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제력이었다. 자연을 읽을 줄 알고,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을 윤정이는 배우고 싶었다.

끊임없는 운동과 반복된 연습 속에서도 윤정이는 시간이 갈수록 골프의 참 맛을 느낀다고 했다. 자기수양과 필드 위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기쁨을 배워가기에 그녀는 ‘골프는 즐거운 것’이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하자

골프는 힘든 운동이다. 하지만 마냥 즐거운 것도 골프이다. 골프는 80대 후반의 스코어를 가진 어머니, 그리고 싱글 타자인 아버지에게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즐거움이다. 요사이 윤정이는 체력훈련에 힘쓰고 있다. 아침이면 수원에 있는 경희대학교 캠퍼스를 찾아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하고 오후에는 용인의 연습장을 찾아 3시간씩 공을 쳐내고 있다. “먼저 몸을 만든 후 그 다음이 기술 보완입니다.” 작년 한해 시합과 라운딩을 거치면서 자신의 문제가 체력이라는 것을 느꼈다.

스윙 템포를 늦추고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감각적인 샷”을 올 겨울 준비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가질 동계 전지훈련에서 달라진 모습을 공개겠노라고 다짐하고 있다. 심승후 레슨프로는 중학교 1학년 골프입문 이후부터 줄곧 윤정이의 연습 담임을 맡고있다.주니어 골퍼에게 있어 가장 주요한 것은 ‘기본기’이다. 심승후 프로가 제일 강조하는 것이 주니어 시절의 기본기이다. 그리고 좋은 기본기에서 훌륭한 기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윤정이 스스로 기본기 훈련을 충실히 해왔기에 주목 받는 주니어로 남아있는 것이다.

어머니 윤혜경씨는 “한없이 여리기만 하고 독하지 못한 윤정이지만, 몸이 아파도 운동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그르지 않고 훈련에 참석하는 딸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며 부모 된 마음을 이야기했다. 한명의 주니어를 양육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박세리, 박지은 등 성공한 골퍼들의 얘기를 통해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생각하는 골퍼’가 되었으면 한다. 운동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캐리 웹과 같은 서구의 골퍼들처럼 자신의 여가까지도 스스로 꾸려나갈 줄 아는 윤정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실패보다 무서운 일은 웃음을 잃는 것

골프입문 2년째,80대 중반의 실력으로 참석한 2000년도 명지대 총장배 대회에서 70대 초반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타 대회의 좋은 성적으로 신생 대원 외국어고등학교의 골프 특기생 3명중의 일원으로 합격하는 성과를 얻었다. 영어회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그녀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토요일에만 참석하는 수업이 아쉽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자주 가지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학교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윤정이는 골프가 공부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다. 하루 10박스의 골프공과 상위 15%의 주니어들과의 경쟁, 그리고 체력싸움 모두가 감당해 내기 힘든 전쟁이다. 하지만 경쟁 속에서 실패해도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윤정이에게 있다. ‘실패는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는 어머니의 평범한 가르침이 윤정이를 편안하게 한다.

윤정이에게 비친 아버지는 늘 생각하고 연구하는 골퍼이다. 그리고 윤정이의 가장 큰 스승은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처음 입문 때부터 “노력한다면 도달하지 못할 곳이 없다”며 격려해왔다. 결과보다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보완하는 주니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스승의 백 마디보다 중요한 것이 행하는 것이다. 입문당시의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만이 ‘한타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라 믿고 있다. 가족 모두의 화합과 성원이 있기에 그녀가 선택한 골프는 후회가 없다. 금년에 아쉬웠던 점,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필드에 서겠다는 윤정이의 앞날을 기대해보자.

◇주요 수상경력

2000년도 명지대 총장배 우승

2000년도 서울특별시장배 여중부 3위

2000년도 스포츠 조선,엘로드배 3위

2001년도 명지대 총장배 여고부7위

2001년도 골프매거진코리아 여고부 1위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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