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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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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가 급속한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수출업체가 해외에서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엔저(低) 탓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9일까지 9%가량 내렸다(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 수출업체들은 100엔당 1020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나 9일 현재 980원으로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앞으로는 “수출을 하더라도 출혈 수출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아우성이다.
▽자동차 부품 조선 공작기계 등이 가장 큰 영향〓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엔화 약세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은 일본과 경합이 치열한 자동차 부품 조선 공작기계 등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와의 가격 차이는 현재 10∼20%.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업체들이 수출가격을 인하함으로써 가격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 반도체 통신기기 의류 등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계와 무역협회는 “엔화 약세가 수출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원화환율을 엔화환율과 연계하지 않을 경우 올해 수출 회복이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출업계 대응에 고심〓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업계는 울상이다. 일본은 계속되는 경제 침체, 한국은 회복 전망 등 경기 사이클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 약세가 되면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문제는 원화 가치 하락이 엔화를 못 쫓아간다는 것.
수출업체들은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 가격을 인하하고 대신 인건비와 자재비를 아끼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환율변화에 대해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무역협회 조사역 신승관(辛承官) 박사는 “외평채 기금을 늘리고 외채를 상환하는 등 원화 가치 조절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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