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하이토를 돌파하라"…폴란드 수비 핵

  •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31분


폴란드 최대의 '비밀병기'인 중앙수비수 토마시 하이토가 팀 동료가 골을 넣자 팔을 치켜들며 좋아하고 있다
폴란드 최대의 '비밀병기'인 중앙수비수 토마시 하이토가 팀 동료가 골을 넣자 팔을 치켜들며 좋아하고 있다
“골잡이 올리사데베는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선수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면 세계 축구팬들은 폴란드에 올리사데베 외에도 ‘깜짝 놀랄만한 선수’가 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폴란드 축구 대표팀의 예르지 엥겔 감독(51). 그는 자신이 이끄는 선수들을 자랑할 때면 이미 외국에 알려진 에마누엘 올리사데베, 예르지 두데크 등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외에 그가 ‘비밀이 탄로 날까’ 조심스럽게 거론하는 선수가 바로 폴란드 최대의 ‘비밀병기’인 중앙 수비수 토마시 하이토(30·샬케04)다.

흔히 폴란드 축구하면 올리사데베의 화려한 득점 장면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폴란드는 ‘수비의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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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11골만을 허용했다. 더구나 이중 5골은 본선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마지막 2경기에서 ‘방심한 탓’에 내준 골이었다. 집중력을 가지고 치른 처음 8경기에서 6골만을 내줬다. 바로 이 ‘짠물 수비’ 중심에 하이토가 있다.

엥겔 감독은 “폴란드 대표팀에서 올리사데베를 빼면 전력이 수준이하라는 평가를 받는데 맞는 말인가”라고 기자가 물었을 때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거론한 선수가 바로 하이토였다.

“폴란드 대표팀 공격에 올리사데베가 있다면 수비에는 하이토가 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샬케04의 중앙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는 하이토는 우선 건장한 체구로 기를 죽인다. 1m90㎝, 90㎏의 큰 체격은 하이토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1 대 1 방어에 있어 가장 큰 무기다.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난 데다 끈덕지게 공격수를 쫓아다니는 면까지 있어 여간 까다로운 수비수가 아닐 것이다. 폴란드가 월드컵본선에서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바로 하이토를 중심으로 하는 수비에 달려있다.”

엥겔 감독이 역시 샬케04에서 뛰고 있는 중앙 수비수 토마시 바우도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골키퍼 예르지 두데크를 제치고 하이토를 폴란드 수비의 핵으로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이토는 무척이나 거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하이토에게는 “옐로 카드가 붙어 다니는 수비수”라는 달갑지 않은 평이 따라다닌다. 실제로 1998∼1999시즌에 하이토는 16차례로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경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토는 또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공을 멀리 ‘던지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상대 진영 사이드라인에서 던져 골문 근처로 향하는 하이토의 스로인은 웬만한 센터링 못지 않은 위력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폴란드 대표팀에서도 스로인을 전담하는 하이토는 35m 정도를 너끈히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운드에서는 ‘투사’로 통하지만 그라운드를 나서면 하이토는 ‘베스트 드레서’로 변한다. 하이토가 분데스리가에 진출했을 때 팬들은 그에게 패션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의 이름을 따 ‘지아니’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폴란드를 맞을 한국의공격수들에게는하이토의존재야말로 가장 거추장스럽고 가장 먼저 넘어야할 벽이 아닐 수 없다.

<바르샤바=주성원기자>swon@donga.com

◇하이토는 누구?

▽생년월일〓1972년 10월16일

▽출생지〓폴란드 크로코브

▽포지션〓중앙 수비수

▽분데스리가 데뷔〓

MSV두이스부르크(97년)

▽현 소속팀〓샬케04(2000년∼)

▽국가대표 기록〓39경기 출전, 5골

▽2002월드컵 예선기록〓7경기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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