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지단 "최고의 게임메이커는 나"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1시 09분


▼미드필더▼

섬세한 볼터치와 교묘한 스텝으로 아무리 좁은 공간에서도 상대에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볼 키핑력, 상대 수비의 넋을 빼놓는 절묘한 킬링 패스, 만만찮은 슈팅 능력….

알제리 출신 프랑스 대표팀 간판 지네딘 지단(30·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이 호나우두를 제외한다면 미드필드뿐만 아니라 전체 포지션을 통틀어 단연 돋보인다. 프랑스가 홈에서 열린 98월드컵에 이어 2000년 유럽선수권,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거푸 제패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도, 브라질을 밀어내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유럽의 또 하나의 ‘자존심’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단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루이스 피구(30)다. 지단(6553만달러·약 852억원)에 앞서 2000년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옮길 때 5600만달러의 이적료를 받아 현재까지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몸값을 기록했고 지난해 12월18일에는 ‘FIFA 올해의 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지단이 화려한 테크니션이라면 오른쪽 날개 피구는 ‘타이밍의 마술사’. 자유자재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의 힘을 역이용, 타이밍이 절묘한 크로스와 스루 패스로 실질적인 중원 사령탑으로 군림한다. 골결정력은 오히려 지단을 능가해 월드컵 유럽예선 9경기에서 6골을 뽑아냈다.

‘크로스패스의 명수’ 데이비드 베컴(28·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축구종주국 잉글랜드의 자존심이다. 지난해 스웨덴 출신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부임하면서 면모를 일신, 주장 완장을 차고 팀 부활을 이끌어냈다. 유럽 예선 7경기에서 3골을 넣어 골 공헌도도 오언 다음이다.

유럽의 삼두 마차에 맞설 남미의 자존심은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27·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라운드의 폭주족’으로 불릴 만큼 외모는 거칠고 야성미가 넘치지만 그를 빼곤 크레스포, 오르테가, 로페스가 버틴 아르헨티나 공격 삼각편대의 득점력을 설명할 수 없다.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감각 패스로 아르헨티나 공격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프리킥의 마술사’로 불릴 만큼 슈팅력도 대단하다.

이 밖에 수비축구의 대명사 아주리 군단에 공격축구를 부활시킨 프란체스코 토티, 독일의 ‘고공 폭격기’ 발락, 일본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나카타 히데토시도 빼놓을 수 없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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