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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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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은 사업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상품을 선보였다. 시행과 시공이 구분되면서 디벨로퍼(개발업자)가 부동산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이 봇물을 이루면서 사전 청약 등 새로운 분양방식이 정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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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부동산 개발에 본격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띈다. 필로티 다락방 간이2층 3면채광 등을 적용한 새로운 평면도 등장했다. 이같은 변화는 한국 부동산 시장을 이끌 기본 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디벨로퍼 시대 열려〓올해는 시행과 시공의 구분이 정착된 첫 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형 건설업체가 토지 매입, 기획, 자금조달, 분양, 시공 등을 모두 맡았다. 따라서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높았다. 한 곳에서만 사업에 실패하면 회사에 엄청난 부담을 주었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시공만 맡고 나머지 일을 디벨로퍼가 맡는 구조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이제 대형업체들의 자체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물다. 삼성 현대 LG 등은 시공만 맡아 디벨로퍼들에게 브랜드를 빌려주는 셈이다.
여기에 오피스텔 주상복합 개발붐은 디벨로퍼를 ‘미다스의 손’으로 만들었다. 올해 서울 수도권에 분양된 오피스텔 주상복합은 4만8000여가구로 금액으로는 7조8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 중 3만9700가구, 6조1700억원 어치가 디벨로퍼의 손으로 개발됐다.
▽분양방식 변화〓부동산 상품을 분양하는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이런 현상은 주택건설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오피스텔 주상복합에서 두드러졌다.
우선 사전 분양과 선착순 분양을 꼽을 수 있다. 공개 청약을 하기 전에 예약을 받아 일정 물량을 미리 분양하는 방식이다. 이는 떳다방의 분양권 프리미엄 가격 조작과 ‘묻지마 투자’ 등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일반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사전 예약을 받는 등 사실상 사전 분양을 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정착〓금융권이 건설업체의 브랜드가 아니라 개별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대출해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대출 대상 사업도 일반아파트에서 주상복합 오피스텔 임대아파트 공장형아파트 상가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은행 부동산신탁상품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해는 금융권이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 원년인 셈이다.
▽신평면 봇물〓복층형 오피스텔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5평 남짓 간이2층을 시공한 오피스텔은 불법 개조라는 우려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필로티(1층에 아파트를 배치하지 않는 설계)를 적용한 아파트도 늘어났다.
2∼3세대 동거형, 재택근무형, 신혼부부형 등 수요자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평면이 선보였다. 3면에 볕이 드는 설계도 눈길을 끌었다. 업체들이 상품 차별화로 고객 공략에 나섰다는 얘기다.
▽도심사업 확대〓도심에 주거형 상품을 대거 공급하기 시작했다. 광화문 일대에만 1만여 가구의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이 쏟아졌다. 강남 테헤란로 일대도 마찬가지다. 도심 주거시대가 열린 셈이다. 아직 임대수익률 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도심 주거라는 새로운 주거 문화가 정착될 전망이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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