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2월 27일 17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삼성생명 비추미의 외국인 센터 필립스(33·1m86)는 뉴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초반에 동료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뉴욕 리버티의 주전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는 화려한 경력과 달리 플레이가 영 신통치 않았기 때문. 손쉬운 골밑슛도 번번이 놓치는가 하면 100㎏에 가까운 체중 탓에 동작이 굼떠 제 몫을 못했다.그녀가 뭔가 해주리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삼성생명은 2연패의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WNBA에서 필립스가 거둔 득점 7위와 리바운드 5위의 성적은 거저 얻은 게 아니었다.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라이벌 신세계와의 경기에서 필립스는 33점, 17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74-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삼성생명은 또 다른 용병 맵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러 미국으로 일시 출국한 데다 김계령과 변연하가 부상으로 빠져 전력에 구멍이 뚫렸다. 그러나 필립스가 골밑을 굳게 지키고 박정은(18점)이 고비에서 3점슛 5개를 꽂아 뜻밖의 ‘대어’를 낚았다.
특히 필립스는 2쿼터에 팀이 올린 10점을 홀로 뽑아낸 데 이어 승부가 갈린 마지막 4쿼터에만 다시 13점을 터뜨려 떨어진 자존심을 되찾았다.
4쿼터 초반 7점차까지 뒤진 삼성생명은 필립스의 연속 6득점으로 1점차까지 쫓은 뒤 박정은의 레이업으로 종료 4분50초 전 59-57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필립스가 다시 5점을 내리 올린 데 이어 박정은이 3점슛 2방을 쏘아 올려 종료 59.8초 전 5점차까지 달아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연패 후 3연승을 달린 삼성생명은 3승2패를 기록, 신세계 국민은행과 공동선두로 1라운드를 마감하며 전통의 강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청주 경기에서는 현대 하이페리온이 김영옥(24점)과 샌포드(21점)를 앞세워한빛은행 한새를 74-71로 누르고 3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