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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1일 2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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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생활보호 대상자가 생전에 모은 전 재산 1100만원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주민 이정옥씨(58·여)는 20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5동 동사무소를 찾아 자신이 돌보아 온 무연고자 서광자씨(47·여)가 자신에게 맡긴 돈을 전달했다.
이씨는 1986년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머무는 ‘대구 희망원’에서 생활하던 서씨(당시 32세)의 후견인으로 나서 서씨를 자신의 친정집으로 데리고 가 노부모와 함께 지내도록 하며 15년 동안 돌봐왔다.
서씨는 생활비가 들지 않게 되자 정부로부터 매달 지원받는 생계보조비를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모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그러나 모은 돈을 한푼도 쓰지 못한 채 11월 지병인 간질환으로 세상을 떴다.
서씨는 숨을 거두기 전 이씨에게 “그 동안 돌봐줘 고마웠다. 내가 모은 돈을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꼭 사용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대구 남구청은 서씨가 남긴 돈 가운데 600만원을 어렵게 사는 장애인 김모씨(47) 등 영세민 50가구의 겨울나기용 난방유 구입에 사용하고 나머지 500만원은 관내 사회봉사단체에 전달해 불우이웃을 위해 쓰도록 할 예정이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