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실직자 느는데 실업률 감소?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02분


주변에 직장을 잃은 사람은 많은데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것은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심화되는 실업문제와 대응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실업률 통계가 실제 체감 실업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실업률은 1·4분기(1∼3월) 4.8%, 2·4분기(4∼6월) 3.5%, 3·4분기(7∼9월) 3.3%로 크게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실업률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미국 일본 유럽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으며 미국은 11월 실업률이 6년 만에 최고치인 5.7%까지 치솟았다.

연구소는 한국의 실업률이 낮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양산된 ‘실망실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취업의사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스스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포기한 사람을 가리키는 ‘실망실업자’ 수는 올해 1∼9월 평균 약 48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난 것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외환위기 이전 62.0%(95∼97년 평균)에서 작년 60.7%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도 이들 실망실업자 때문이다.

실망실업자를 포함할 경우 체감실업률은 5.9%로 정부가 산출하는 실업률(지표실업률)보다 2%포인트 높게 나타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또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을 넘어선 임시직 일용직 근로자의 상당수는 스스로를 ‘준실업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까지 포함하면 체감실업률은 더 올라간다. 연구소는 “지표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실업문제를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되며 지표실업률보다 체감실업률을 낮추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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