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이질' 전국 확산 조짐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7시 58분


세균성이질 환자가 급증하면서 환자를 통해 감염된 2차 환자도 경기와 강원 등지에서 속출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12일 영동세브란스병원 구내매점에서 김밥 도시락을 사먹은 환자 가족 52명이 세균성이질 환자로 최종 확인됨에 따라 전체 이질 환자 수가 13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이질 환자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 및 환자 43명, 영동세브란스병원 52명, 강원 춘천시 근화초등학교 26명, 납품업체인 선비도시락 종업원 3명, 기타 6명 등이다.

또 1차 검사에서 세균성이질 양성반응을 보인 세균성이질 의사(疑似)환자는 47명이며 설사환자는 신촌세브란스병원 88명, 영동세브란스병원 172명, 서울 서부·은평·서초·서대문경찰서 경찰관과 기동대원 295명 등 모두 87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근화초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가운데 문제의 김밥도시락을 먹지 않았는데도 설사증세를 보인 34명 중 4명이 세균성이질 2차 감염자로 확인됐다.

경기 고양시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도 도시락을 먹은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원가족 중 1명이 자원봉사를 하다 2차 감염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설사환자 10명이 확인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세균성 이질균에 오염된 도시락을 제조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로 12일 도시락제조업체인 S외식산업㈜ 대표 백모씨(45)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S외식산업은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병원 경찰서 백화점 호텔 뷔페 식당 등 33개소에 세균성 이질균에 오염된 도시락 7600여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가 도시락을 납품한 신촌 S병원 등에서 12일 현재 127명의 세균성이질 환자가 발생했고 서울 서부, 은평, 서초, 서대문 경찰서의 전경 등 860여명이 세균성 이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백씨를 상대로 음용수로 부적합한 생활용수로 허가받은 지하수를 도시락 제조에 이용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문철·박용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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