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주 목요일 증시에 '두 마녀'가 온다

  • 입력 2001년 12월 9일 15시 25분


‘두 마녀가 증시에 심술을 부리는 날.’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인 더블 위칭데이(Double Witching Day) 가 이번주 목요일로 다가왔다.

더블 위칭데이가 있는 주가 시작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주식의 매물이 쏟아져 나와 증시가 요동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주에는 이런 심술 을 부릴 후보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더블 위칭데이란= 선물과 옵션의 동시 만기일을 말한다. 옵션 만기일은 매달 둘째 주 목요일이고 선물 만기일은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 따라서 3개월에 한번씩 오는 선물 만기일은 항상 옵션 만기일과 일치하게 되는데 이를 더블 위칭데이라고 부른다. 위칭(Witching)이란 마녀가 심술을 부린다 는 뜻으로 선물과 옵션 만기일을 마녀의 심술에 비유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 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선물 투자자들이 프로그램 차익 거래라는 것을 하기 때문.

최근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자가 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이 경우 선물 가격이 이론적으로 계산되는 가격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 때를 노린 기관투자가 등이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한 차익거래를 한다. 비싼 선물을 팔고 그 가격만큼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사는 방식. 이러면 복잡한 계산을 거쳐 항상 일정한 이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증시 입장에서 보면 겉으로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을 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의 전망에 근거해 주식을 산 게 아니라 차익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주식을 산 것이다. 선물 만기일 전에 주식을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청산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이렇게 쌓여있는 금액이 무려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번주 전망= 지난해 1월과 7월에도 1조4000억원과 1조2000억원의 프로그램 매수 금액이 쌓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선물 만기일이 2개월 정도 남아있어 청산도 천천히 이뤄져 큰 충격이 없었다. 그러나 1조2000억원을 쌓아두고 만기일 주간을 맞은 것은 이번주가 처음이다.

과연 이중 얼마의 주식이 매물로 나올 것인가, 그리고 그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에 대한 예상은 엇갈린다.

과거에도 여러 번 더블 위칭데이가 있었지만 이 때문에 증시의 추세가 바뀐 적은 한번도 없다. 일시적으로 매물이 나오더라도 그것은 그야말로 일시적인 것으로, 더블 위칭데이만 지나면 증시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

그러나 이번에는 쌓여있는 프로그램 매수 금액이 너무 크다는 점이 증시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1조2000억원 중 약 6000억원 가량의 주식이 증시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통계로는 잡히지 않는 옵션과 관련한 프로그램 매수 금액 약 3000억∼4000억원이 합쳐질 경우 이번주 예상되는 주식 매물은 1조원에 가깝다.

동양증권 전 균 과장은 “최근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부담까지 있기 때문에 1조원 가량의 매물이 목요일 전에 쏟아져 나올 경우 증시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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