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훈련캠프를 잡아라" 유치경쟁 치열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32분


“월드컵 선수단의 훈련 캠프를 잡아라.”

2002년 월드컵 조 추첨이 끝나자 국내 10개 월드컵 개최 도시들은 각국 선수단의 준비캠프를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준비캠프는 외국팀이 시차 적응 등을 위해 대회가 열리기 약 한 달 전부터 월드컵 개최국에서 미리 훈련을 하고 작전을 수립하는 일종의 베이스 캠프.

4강 이상에 진출하는 선수단의 준비캠프는 선수와 임원, 기자단 등이 대회 한 달 전부터 대회를 마칠 때까지 약 두 달 동안 활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각 개최 도시는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홍보 효과도 크기 때문에 준비캠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치열한 유치전〓현재 각 개최 도시가 유치하려고 애쓰는 준비캠프 대상국은 국내에서 예선전을 펼칠 프랑스 브라질 중국 등 16개국. 이 중 프랑스와 미국 등 11개국은 준비캠프 설치 후보지를 잠정 결정했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찾고 있다. 세네갈 슬로베니아 등 5개국도 개최 도시 등을 돌며 적지를 물색 중이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준비캠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표 참조>

울산시는 3일 스페인 축구협회와 동구 서부동 서부구장을 준비캠프로 사용하는 가계약을 체결했다. 울산시는 이날 울산을 방문한 브라질과 중국팀에도 준비캠프 설치를 설득했다. 제주도는 브라질 중국 등 2, 3개 국가팀의 준비캠프 유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시는 4일 전주를 방문하는 스페인과 폴란드팀, 16강전에 대비한 이탈리아팀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에서 예선전을 갖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준비캠프 유치를 위해 이달 중 홍보사절단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3일 대구를 방문한 폴란드와 세네갈을 상대로 유치 활동을 폈으며 조만간 ‘월드컵 준비캠프 전담반’을 구성할 방침이다.

월드컵 개최 도시뿐만 아니라 인근 자치단체들의 유치운동도 만만찮다.

2일 덴마크와 준비캠프 사용 가계약을 체결한 경남 남해군은 이번 주에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으며 전남 광양시도 3일 현지를 방문한 슬로베니아 등을 상대로 유치전을 폈다.

▽지원 대책〓자치단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지원대책은 국내 프로축구팀과의 연습경기와 차량 등 편의 제공.

대구시는 준비캠프를 설치하는 선수단에 무상 통역원을 배치하고 연습구장 사용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울산시는 해당 국가의 국기를 체재 기간 내내 도로변 등에 게양할 계획.

남해군은 준비캠프 설치팀에 서면 서상리 스포츠파크 내 5개 사계절 잔디구장은 물론 테니스장과 헬스클럽 사우나 마사지실을 무료 제공키로 했다. 광양시도 식비를 제외한 숙박비와 각종 체육시설 사용료 등을 무상 지원할 방침이다.

울산시 김선조(金善照) 월드컵 기획과장은 “준비캠프는 월드컵 본대회 못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3년 전부터 국제규격의 잔디구장을 갖추는 등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또 남해시 월드컵 캠프 유치 특별팀 이상록(李相錄) 팀장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준비캠프를 유치하면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4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창원〓강정훈기자·대전〓이기진기자·제주〓임재영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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