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은 총격 진상 밝혀야 한다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52분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28일의 북한군 총격사건으로 남북한 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왜 총격을 가했느냐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 진상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결코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는 특히 북한군이 DMZ에 반입할 수 없는 구경 7.62㎜ 기관총으로 770m나 떨어진 남측 초소 유리창을 깨뜨릴 정도의 정조준 사격을 했다는 사실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결코 단순한 오발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북한은 최근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을 보여 왔다. 18일 북한 선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데 이어 22일에는 남측이 DMZ 내에 곡사포와 전투장갑차를 배치했다고 비난하더니 이번에는 남측에 총격을 가해 온 것이다.

▼관련기사▼

- “北총격은 정전협정 위반”

▼28일자 기사▼

- 북한군 아군초소에 총격

여기에다 북한 군부 때문에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6차 장관급회담이 결렬되고 경의선 철도연결과 금강산 육로관광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 모두 북한 군부의 반대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 군부는 테러와의 전쟁 이후 나온 미국측의 대북(對北) 강경 발언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만일 이번 총격사건도 그러한 북한 군부의 대남(對南) 강경 노선과 연관된 의도적 도발이라면 북한은 엄청난 착각과 오산을 하고 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나 국제적인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호전성과 폐쇄성만 부각시켜 국제사회의 불신과 따돌림만 받을 뿐이다. 90년대 초반처럼 끝까지 긴장을 고조시켜 이득을 취하겠다는 이른바 벼랑끝 전략이 다시 통하는 세상은 아니다. 남북한 관계의 진전만이 당면한 국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단순한 오발사건이라 해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오해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그 진상을 솔직히 밝힐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에 대해서는 생화학무기를 어떻게 하고 있다는 등 국제사회가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이 솔직하게 나와야 의혹도 풀린다.

우리 정부도 지나치게 햇볕정책만 의식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눈치를 보며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하려 할 경우 이번과 같은 총격사건은 앞으로도 계속될지 모른다. 남북한 관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 장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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