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여성]한국3M 신용숙차장 "인연 맞는곳서 일하는게 좋아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22분


‘포스트C’으로 유명한 3M의 한국지사 한국3M 사무용제품부 신용숙(愼鏞淑) 차장(35).

신차장은 올 5월 ‘3M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영업과 마케팅 분야 최고의 상인 ‘2000 글로벌 SMPP(Sales And Marketing Professionalism Program)’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화려한 수상경력에서 연상되는 ‘프로 여성’의 당찬 모습이나 여걸(女傑)의 이미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새벽에는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하고 저녁에는 포켓볼을 치며 여가가 생기면 칵테일바에서 우아하게 한 잔 마시는 TV 광고의 ‘프로 여성’과는 다르다.

대학교 때 꿈은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세 자녀의 어머니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

그는 “만약 직장을 옮긴다면 다음 직장은 가정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수더분한 ‘아줌마’ 스타일이다.

그는 포스트C에 대한 획기적인 홍보전략으로 99년 37%이던 제품 인지도를 지난해 47%로 끌어올렸다. 문구점을 대상으로 한 ‘포스트C 진열 대회’, 인터넷으로 소비자의 포스트C 사용 수기를 모집한 ‘에세이 대회’ 등을 열어 성공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글로벌 SMPP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세계 63개국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맡고 있는 3M 직원 2만여명 중에서 매년 20명에게만 주어진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신차장은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요, 운이 좋았습니다”라고만 대답한다. “자기 자랑 좀 해 보라”는 독촉에도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다.

억대 연봉에다 초고속 승진으로 20, 30대에도 이사 정도는 쉽게 오르는 세상이지만 그가 말하는 성공과 행복의 가치관은 세태와 많이 달랐다.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직장을 옮길 생각은 없습니다. 인연이 맞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좋습니다. 성공이요? 글쎄요. 안정적인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나를 반겨주는 따뜻한 가정을 갖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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