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한국 16강을 쏜다…組추첨 3일 앞으로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33분


“한국이 강호 프랑스를 물리치고….”

이는 한 광고에 나오는 구절이지만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려면 한국과 프랑스가 나란히 결승에 진출해야만 가능하다.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지난대회 챔피언 프랑스는 각각 시드를 받아 D조와 A조 1순위로 조배정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경기 일정표상 결승에 갈 때까지는 맞대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2월1일 열리는 2002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은 내년 월드컵의 판도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

물론 월드컵에 진출한 32개국 중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 등 자동진출권을 확보한 3개국을 제외하고 29개국은 대륙별 예선을 통해 진출권을 확보한 강팀들이어서 어느팀과 같은 조에 속해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 그렇지만 한국은 월드컵 출전 6회째 만에 개최국으로서 시드를 배정받게 됨에 따라 16강 진출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졌다.

한국은 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당시 3년동안 국제경기 32경기 무패행진을 하던 헝가리와 같은 조에 속해 0-9라는 치욕의 패배를 당했고 86년엔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90년에는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 94년에는 독일 스페인 볼리비아, 98년엔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와 같은 조에 속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면 2002월드컵에서는 어떤 국가와 한조를 이루는 게 16강 진출에 가장 유리할까. 한국은 시드를 배정받게 돼 일단 프랑스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브라질 등 시드를 받을 것이 확실한 우승후보들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D조, 일본은 H조에 각각 첫 번째로 배정이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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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추첨식은 I그룹의 8개 시드국 중 한국(D조), 일본(H조), 프랑스(A조)를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을 B, C, E, F, G조에 배치한 뒤 다시 II그룹의 8개팀을 추첨에 의해 조배정하고 이어 III, IV그룹순으로 진행된다. 각 그룹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과 최근 세차례의 월드컵 성적을 감안해 같은 대륙팀이 겹치지 않도록 안배한다. 그러나 유럽은 15개국이나 출전해 한 그룹에는 3개국 이상, 한조에는 보통 2개국이 배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축구 16강 진출을 위한 최상의 조추첨 시나리오는 되도록 유럽의 2개국과 같은 조가 되는 것을 피해 유럽의 중위권 1개국과 아프리카나 북중미 1개국, 남미의 중위권 1개국과 한조에 속하는 것.

예를 들어 유럽의 크로아티아나 러시아, 스웨덴 중 한팀 그리고 아프리카의 남아공, 남미의 에콰도르 등과 같은 조에 속할 경우 최상의 조편성이 될 것으로 축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1개국만이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유럽 2개국과 같은 조에 속하더라도 1개국은 강팀이, 또 1개국은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팀이 속하고 나머지 1개국은 아프리카나 남미, 북중미 국가가 될 경우 유리한 조편성으로 보고 있다.

즉 유럽의 신흥강호 포르투갈과 월드컵에 첫 진출하는 슬로베니아, 북중미의 코스타리카나 아프리카의 세네갈이 같은 조에 속했다고 가정할 때 포르투갈이 3승을 거두고 한국이 2승1패를 거두면 조 2위로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축구전문가들은 “가장 가능성이 큰 한국의 조편성은 유럽의 2개국과 남미나 아프리카의 1개국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이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던 유럽세와의 맞대결이 불가피하게 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힘과 체격에서 월등한 유럽축구를 상대하는 전술을 더욱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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