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판정시비 해결책은 있다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6분


올 시즌 프로농구가 초반부터 판정시비로 들끓고 있다. 각 팀 코칭스태프는 심판에게 공정한 판관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했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아우성이다. 선수들까지 경기에 진 뒤 패인을 모두 심판 탓으로 돌린다. 반면 심판들은 각 팀이 승부에만 집착해 항의를 남발한다고 불만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각 팀의 불신이 근거 없는 것만은 아니다. 25일 삼성 썬더스-SK 빅스전. 이날 4쿼터에서 SK 최명도가 드리블하는 순간 삼성 주희정이 파울을 했지만 심판은 이규섭의 파울을 선언했다. 삼성의 벤치에서 판정에 항의하는 순간 주희정의 파울장면이 전광판에 그대로 재방영됐는 데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또 22일 열린 삼성과 LG 세이커스전에서는 자유투 3개를 던져야 할 상황에 자유투 2개만 선언한 뒤 나중에 하나를 더 던지게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심판에 항의할 수 없는 팀 관계자까지 항의대열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팀 코칭스태프나 선수-심판간의 신뢰의 바탕인 정확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고는 쌓인 불신을 쉽게 해소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 심판의 오심이나 징계사실을 숨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공개하는 것이다. 당장 경기당 2명씩 배치되는 경기기술위원들이 작성하는 경기운영보고서를 공개한다면 심판들의 책임의식도 더욱 높아지고 각 팀의 이해를 구하기도 쉬울 것이다. 또 경기상황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해 즉석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어떨까. 벤치의 잦은 항의로 경기가 지연될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판정이 오심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벤치 테크니컬 파울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규칙을 개정할 수 있지 않을까.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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