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인간적인 스타가 좋아!!"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7시 44분


"팬들은 화려한 스타보다 인간적인 스타를 원하다는데..."

1000억원대의 계약을 앞두고 있는 박찬호(28.LA 다저스)와 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나선 김병현(22.애리조나).

올시즌 5승을 달성하며 LPGA를 이끌고 있는 박세리(25)와 LPGA 준우승 3번이라는 초라한(?) 성적의 김미현(24).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이들 4명을 놓고 공통점으로 묶는다면 박찬호-박세리, 김미현-김병현이 가장 타당하다.

박찬호와 박세리는 충남 공주가 고향인 박씨 가문의 자제들이고 김미현과 김병현은 고향은 다르지만 우연찮게 김씨 성으로 인연을 맺었다.

올시즌의 활약상에서도 박찬호는 시즌 15승을 거두고 FA시장 최대어로 등장하면서 연봉 200억원대의 거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했다.

박세리 역시 LPGA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성적(5승)을 거두며 소렌스탐과 함께 세계 여자 골프의 양대 산맥으로 우뚝 섰다.

누가봐도 한국의 야구와 골프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분명하다.

반면 김미현은 올시즌 정상에 단 한번도 등극하지 못한 체 준우승 3차례에 만족해야만 했고 김병현 역시 월드시리즈 첫 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하고 험한 꼴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팬들의 기억속에는 어느 팀(?)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을까?

정답은 후자인 김미현-김병현이다.

왜일까?

정답은 바로 이들이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역대 월드시리즈 중 가장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던 장본인 김병현. 한국팬이나 미국팬이나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그라운드 뒤편에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김병현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또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놓친 체 마운드에 쭈그리고 있던 가엾은 모습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극한적인 훈련량을 자랑하면서도 지각대장, 잠꾸러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다.

우승컵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항상 밝은 모습을 간직했던 김미현. 대스타답지 않게 귀국장에 조그마한 인형을 안고 들어오는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거리감을 없애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예로 일본에도 이치로와 신조라는 선수가 있다.

2001년 메이저리그 신인상와 MVP를 거머진 일본 야구의 자존심 이치로.

2할대 중반의 타율로 평범한 성적을 거둔 신조.

일본 팬들은 거만하고 냉정한 천재 이치로보다는 평범하지만 유머있고 인간미 넘치는 신조를 더욱 좋아한다.

한일 양국의 선수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스포츠 스타가 우선시해야할 덕목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